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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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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저지선 뚫린다는데…인류 선택지 담은 ‘종합보고서’ [기후 신호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25 09:00

IPCC 7차 보고서 작성 일정 합의 실패
COP31 앞두고 ‘특별 보고서’로 총정리
“2035년까지 온실가스 45% 감축 필요”
지하수 고갈 등으로 물 관리도 바뀌어야
재생E 석탄 추월…희망도 없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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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뜨랏주 코막의 한 산호초에서 산호들이 백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2024년 5월에 촬영한 것이다. 산호 백화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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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9~20일에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는 3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열린다.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이번 회의를 통해 국제 사회가 어떤 합의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65차 기후변화협약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제7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AR7) 발간 일정 합의가 무산됐다. IPCC는 1988년 설립 이후 5~7년 주기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해 국제 기후협상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왔다.


유럽연합(EU)과 군소도서 개발도상국 등은 7차 보고서를 2028년 내에 발간해 각국의 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에 최신 과학적 근거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중국·인도 등은 개발도상국 과학자의 참여와 충분한 검토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발간 시기를 2029년 이후로 늦출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주요국의 분담금 납부 지연으로 예산 위기까지 닥쳐 보고서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COP31을 앞두고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기상기구(WMO), 유엔대학 수자원·환경·보건 연구소(UNU-INWEH), 글로벌 에너지 씽크탱크 엠버(Ember) 등이 발간한 여러 보고서를 종합해 하나의 '특별보고서'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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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 전망. (자료=UNEP, 2026)

◇ 지구 기온은 얼마나 오를까


UNEP가 지난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온실가스 배출 격차 보고서 2026'은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현재 각국의 기후정책이 유지되면 금세기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8℃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이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상승폭은 2.6℃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각국의 감축 약속을 모두 지키더라도 파리협정의 장기 온도 목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파리 기후 협정의 목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후변화 대응이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급격히 줄이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면 금세기 말까지 기온 상승폭을 다시 1.5℃ 이하로 낮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UNEP 보고서는 1.5℃ 목표를 일시적으로 초과하더라도 초과 폭과 기간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목표 수준으로 돌아가는 '최저 초과 경로'를 제시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초점을 1.5℃ 초과 자체를 피하는 데서 초과 폭을 줄이고 복귀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최저 초과 경로에서도 기온 상승폭을 곧바로 1.5℃ 아래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21세기 중반께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1.7~1.8℃까지 올라간 뒤,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제거를 통해 2100년까지 1.5℃ 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 경로 역시 실현 가능성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UNEP는 2100년까지 1.5℃ 이하로 복귀할 가능성을 약 50%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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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NEP,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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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NEP, 2026)

◇ 2035년까지 배출량 45% 줄여야




UNEP가 제시한 최저 초과 경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5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18%, 2035년까지 45%, 2040년까지 69% 줄어야 한다. 2025~2035년에는 매년 평균 5.7%씩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반면 현재 각국이 제출한 NDC를 이행하더라도 배출량 감소 폭은 2030년 5~8%, 2035년 11~1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각국의 약속과 실제로 필요한 감축 수준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감축을 미룰수록 나중에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현재 수준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5년 더 지속될 때마다 지구 기온의 정점이 약 0.1℃씩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서는 금세기 동안 대기에서 약 32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영구적으로 저장해야 한다. 이는 2024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약 8년 치에 해당한다. 탄소 포집·제거 기술의 경제성과 대규모 적용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미래의 탄소 제거에 의존하기보다 현재의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UNEP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 화석연료 의존도 축소, 메탄 배출 감축 등 이미 효과가 확인된 정책을 더욱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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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NEP,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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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UNEP, 2026)

◇ 물 부족 넘어 '물 파산'…자연자본 회복 한계에 직면


기후변화와 함께 인류가 직면한 또 다른 위협은 수자원 고갈이다. UNU-INWEH는 지난 1월 발표한 '글로벌 물 파산: 위기 이후 시대, 수문학적 한계를 넘어 살아가는 인류' 보고서에서 일부 지역의 수자원 시스템이 과거 상태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물 파산은 일시적인 가뭄이나 물 부족과 다르다. 자연이 보충하는 양보다 많은 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지하수와 습지 등 물을 저장하고 조절하는 자연자산까지 훼손해 시스템의 회복 능력을 잃는 상태를 뜻한다.


이를 금융에 비유하면 강수와 하천 유량, 저수지 등은 매년 수입이 들어오는 당좌예금에 해당한다. 반면 지하수와 빙하처럼 장기간 축적된 수자원은 저축에 가깝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을 때 저축을 꺼내 쓰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자산 자체가 고갈된다.


지하수를 지나치게 퍼 올리면 대수층이 압착되고 지반이 침하할 수 있다. 습지 파괴와 빙하 소실, 토양 염류화와 수질 오염도 물을 저장하고 정화하는 자연의 기능을 약화한다.


UNU-INWEH는 전 세계 약 40억 명이 매년 적어도 한 달 동안 심각한 물 부족을 겪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물 부족이 발생할 때마다 댐이나 관정 등 공급 시설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물을 저장하고 순환시키는 생태계의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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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터키 콘야주 카라피나르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에서 작업자들이 태양광 패널을 따라 걷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재생에너지, 100년 만에 석탄 발전 추월


전력 부문에서는 에너지 전환의 진전도 확인됐다. 엠버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전력 리뷰 2026'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8%로 높아졌다. 발전량은 1만730 TWh(테라와트시)로, 석탄 발전 비중 33.0%(1만476TWh)를 사상 처음 앞질렀다. 수력·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현대 전력 시스템에서 석탄을 넘어선 것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5년 23.0%에서 2025년 33.8%로 10년 동안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중은 같은 기간 4.5%에서 17.3%로 세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석탄 발전 비중은 2015년 38.7%에서 2025년 33.0%로 낮아졌다.


태양광 발전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5년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2778TWh로 집계됐다. 증가량은 636TWh로, 같은 해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의 약 75%를 충당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합친 저탄소 전력의 증가량은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분을 웃돌았다. 그 결과 전 세계 화석연료 발전량은 전년보다 0.2% 감소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은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속하려면 송전망 확충과 전력저장장치(ESS), 수요관리, 전력시장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전환을 완성할 수 없으며, 생산한 전력을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 기후·대기오염 함께 줄이면 투자액의 15배 편익


기후변화 대응과 대기오염 저감 정책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온실가스 배출뿐 아니라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이산화황 등 대기오염물질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UNEP와 기후·청정대기연합(CCAC)이 지난달 발표한 '숨겨진 자산: 기후 및 청정대기 행동의 경제적·보건적 근거'는 기후변화 완화와 대기질 개선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때 얻을 수 있는 경제·보건 편익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에너지·산업·수송·농업·가정용 연료·폐기물 등 6개 분야에서 25개 검증된 정책과 기술적 해법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에 함께 대응하는 정책에 1달러를 투자하면 약 15달러의 경제적 편익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수익률을 나타내는 내부수익률(IRR)은 60%로 추산됐다. 보건비용 절감과 노동 생산성 향상, 기후재해 피해 감소 등을 포함한 편익이 투자 비용을 웃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직접 발생하는 편익만으로도 10년 이내에 투자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제시된 25개 해법이 충분히 이행될 경우 2050년까지 조기 사망 1억4400만 건을 예방하고, 수억 건의 만성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질 개선을 함께 추진하면 205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약 0.34℃ 억제하고, 2100년까지는 약 1.4℃의 추가 온난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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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31 의장 내정자이자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인 크리스 보웬(가운데)이 지난 8일 피지 나디에서 열린 '태평양 지역 COP31 사전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피지 나디에서 열린 이 '사전 COP' 회의는 다음 달 터키에서 개최될 'COP31'을 앞두고 진행됐다. (사진=AFP/연합뉴스)

◇ 목표보다 실행…기후정책의 전환이 관건


최근 국제기구의 보고서들이 보여주는 현실은 분명하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의 1.5℃ 초과 가능성이 커지고, 일부 수자원 시스템은 과거 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동시에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에너지의 확대는 전력 부문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후위기는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를 완화할 수단과 정책적 기회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완화하려면 온실가스 감축을 뒤로 미루지 않고 에너지·산업·수송 부문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 관리에서는 자연자본의 손실을 인정하고 남은 수자원을 지속가능한 범위에서 이용하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을 함께 줄이는 정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역시 이러한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에너지 전환은 발전설비의 종류를 바꾸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전망 확충, 전력 수요관리, 산업 부문의 효율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물 정책에서도 공급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유역 단위의 물 수지와 지하수·습지 등 자연자본의 상태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가상의 보고서'를 만든 것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확인하자는 것이 아니다. 1.5℃ 목표의 초과 가능성이 커졌지만,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남아있는 선택지가 무엇이고 무엇을 서둘러야 하는지 깨닫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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