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장혜원

dalgu@ekn.kr

장혜원기자 기사모음




서울시 내년 예산 55조7445억원 편성…주택 공급·청년 주거안정에 재정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10.30 09:55

올해보다 8.3%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공공임대 2만7200호 공급에 1조1228억원
청년월세 지원 3만2000명으로 확대…신혼부부·청년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청년 AI 성장권 266억원 재편성…채무 11조원대 유지하며 미래 투자 확대

2027년 예산안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청에서 2027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4조원 이상 늘어난 55조7445억원으로 편성하고 주택 공급 확대와 청년 주거안정, 미래산업 육성에 재정 역량을 집중한다. 공공임대주택 2만7200호 공급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청년월세 지원 대상도 대폭 확대한다. 동시에 지방채 발행 등으로 채무 규모를 늘리는 대신 기존 재정의 효율성을 높여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오세훈 시장 주재로 2027년도 예산안 기자설명회를 열고 총 55조7445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올해보다 8.3%인 4조2667억원 증가한 규모로, 서울시 역대 최대 예산이다. 시는 이날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


회계 간 중복 계상액을 제외한 순계예산은 50조1906억원으로 올해보다 8.9% 증가했다. 교육청과 자치구 지원, 행정운영경비 등을 제외하고 실제 정책 추진에 사용하는 정책사업비는 31조5752억원으로 9.0% 늘었다.




특히 중앙정부의 결혼·양육 지원 확대 등으로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서울시 부담이 1조1700억원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내년 말 채무 잔액을 올해와 비슷한 11조5690억원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임대 2만7200호 공급…청년월세 지원 9000명 확대

이번 예산안에서 건설·부동산 분야의 핵심은 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비 부담 완화다.


서울시는 내년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1조1228억원을 투입해 총 2만7200호를 확보할 계획이다. 공급 유형별로는 매입형이 2만736호로 가장 많고, 건설형 3364호, 임차형 3100호 순이다.


특히 대학생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울형 새싹원룸' 500호를 새롭게 공급한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안심주택 3027호도 매입해 주거 선택권을 확대한다.


민간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정비사업 지원도 병행한다. 신속통합기획 2.0을 통해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단축하고, 모아타운·모아주택 사업을 활성화해 노후 저층주거지의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한 직접 지원도 강화한다.


청년월세 지원 대상은 올해 2만3000명에서 내년 3만2000명으로 9000명 늘어난다. 관련 예산은 1262억원으로, 지원 대상에 선정된 무주택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원한다.




신혼부부와 청년의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에는 758억원을 편성했다.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월세 및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주거 안정 정책을 추진한다는 취지다.


다만 공공임대 공급 물량의 상당 부분이 매입형에 집중된 만큼 실제 주택 확보 시기와 입주 가능 물량이 정책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 역시 행정절차 단축이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청년 AI 성장권 266억원…일자리·미래산업 투자 강화

청년 지원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업에 무게를 뒀다.


서울시는 '청년 AI 성장권' 사업에 266억원을 배정하고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오 시장이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청년 정책이다. 지난달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관련 예산 56억2500만원이 전액 삭감됐지만, 서울시는 청년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사업계획을 보완하고 내년도 본예산에 다시 반영했다.


AI 전문인력 양성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청년취업사관학교에 460억원을 투입해 AI 분야 인재 4500명을 육성하고, 청년의 실무 경험을 지원하는 '서울영커리언스' 사업에는 223억원을 편성했다.


서울시는 AI 활용 능력의 차이가 향후 취업 기회와 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약자동행 17조6892억원…교통·안전 인프라 투자 지속

사회안전망 강화에도 상당한 재원이 배정됐다.


오 시장의 대표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관련 예산은 17조6892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533억원(13.1%) 증가했다.


생계·의료·교육 급여에 4조8054억원을 투입하고 중장년과 어르신, 장애인 등을 위한 공공일자리 지원에 7806억원을 편성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낀세대 연금'도 새롭게 추진한다. 관련 예산 13억원을 투입해 1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결혼과 출산,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혼인지원금과 아이맞이지원금, 아동기본수당 등에는 1434억원을 배정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도 확대한다. 소상공인에게 3조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하고 서울 광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기존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린다.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울 곳곳에 야간 먹거리와 문화 공간을 결합한 '달빛야장' 10곳을 추가 조성한다. 여기에 105억원을 투입하며 한강 야간경관 개선에 100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상설 라이트쇼에 56억원을 배정했다.


시민 건강관리 사업인 '손목닥터9988'에는 589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걷기 중심의 지원을 대사증후군과 치매, 금연 관리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도시 기반시설 확충도 주요 투자 대상이다.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조성 및 빗물펌프장 신·증설에 2362억원을 편성해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를 예방한다.


기후동행패스 사업에는 7478억원을 투입해 대중교통비 부담을 낮추고, 우이신설 연장선과 동북선 등 도시철도 5개 노선에는 1383억원을 배정했다.


도시공간 개선 사업으로는 세운지구 도심공원 조성에 1232억원,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조성에 533억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에 222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예산 확대 속 채무 유지…시의회 심의가 변수

서울시는 지출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 관련 의무지출과 중앙정부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지만, 채무 증가를 억제하면서 주거·복지·미래산업 분야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건전재정 기조에 대해 “저의 정치·행정 철학과 연관된 원칙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직성 경비, 또 각종 4대 급여를 비롯한 복지 재정이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정부 재정과 매칭되는 부분이 많다"며 “채무관리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 미래 경쟁력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역점사업을 둘러싼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울시의회는 전체 118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추경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던 청년 AI 성장권 사업이 본예산에 다시 편성된 만큼 사업의 실효성과 재정 투입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예상된다.


서울시의 2027년도 예산안은 다음 달 2일부터 12월 23일까지 열리는 시의회 제340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의무지출 등 경직성 경비 증가와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 역차별 상황에서도 채무 규모를 늘리지 않고 시민 생활에 필요한 투자를 확대했다"며 “청년에게는 도약의 기회를, 집 걱정이 큰 시민에게는 주거 안정을,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는 두터운 안전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