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최불암이 향년 87세로 29일 별세했다. 사진=MBC
영원한 '수사반장'이자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반세기가 넘는 연기 인생 동안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시대를 대표하는 얼굴로 자리 잡은 그의 별세 소식에 방송가와 대중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사단법인 제로캠프에 따르면 최불암은 전날 밤 10시30분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해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재활에 전념해 왔다. 14년간 진행한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하차한 뒤 건강 회복에 힘썼으나 최근 상태가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무대 경험을 쌓았다. 이후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고(故) 최불암의 대표작 MBC '수사반장'의 한 장면. 사진=MBC
1971년부터 1989년까지 약 18년간 방영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을 통해서는 '국민 배우' 반열에 올랐다. 극중 박영한 반장 역을 맡아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형사의 모습을 그려내 지금까지도 한국 수사극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을 연기하며 한국의 대표 아버지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족과 마을을 살뜰히 보살피면서도 때로는 자식들과 갈등하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대 그리고 나' 등에서도 묵직한 존재감과 푸근하고 인간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생전 예능과 시사교양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KBS 1TV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으며, 2011년부터는 '한국인의 밥상'의 진행자로 나서 전국 각지의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특유의 진중하고 따뜻한 목소리는 그 자체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됐다.
고개를 젖히며 호탕하게 웃는 고인 특유의 웃음소리는 대중문화와 함께했다. 많은 방송인과 연예인들의 성대모사 소재가 됐고, 1990년대에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유머 '최불암 시리즈'가 유행하기도 했다. 배우를 넘어 세대를 가리지 않고 대중의 웃음과 추억 속에 오랜 시간 존재했다.
▲고(故) 최불암의 대표작 MBC '전원일기'의 한 장면. 사진=MBC
장례는 생전 사회공헌 활동에 힘쓴 고인의 뜻에 따라 5일장으로 치러지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거행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30일 오전 10시부터 일반 조문객을 맞고 있다. 11월2일 발인식 후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고인을 위해 여의도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열릴 예정이다.
문화예술계 동료와 대중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작곡가 윤일상은 SNS를 통해 “'수사반장'의 정의로운 반장님으로, '전원일기'의 든든한 아버지로 오랜 세월 우리 삶의 한 부분이었던 분"이라고 애도했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수많은 국민에게 따스한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추모했다.
누리꾼들도 '수사반장'과 '전원일기', '한국인의 밥상' 등 고인의 대표작을 떠올리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SNS에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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