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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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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7년래 최저 실업률에도 고민하는 연준…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1.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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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주택건설 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지붕을 짓기 위해 올라가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 고용시장에 완연한 훈풍이 불고 있다. 작년 실업률은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고, 지난 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5년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4.1%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평가된다. ‘완전고용 실업률’이란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올해 3%대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업수당 청구가 급감한 것도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 건(계절조정)으로 전주 대비 4만1000건 줄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실업수당 청구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는 1973년 2월 이후로 약 4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앞서 전문가들은 1만1000건 감소한 25만 건을 예상했다.

새해 첫주 예상 밖 증가세에 따른 ‘기고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큰 폭의 감소세다. 새해 첫주 실업수당 청구는 1만1000건 증가한 바 있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4500건으로 집계됐다. 노동시장의 안정 여부를 판단하는 30만 건 기준선을 150주 연속으로 밑돌면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신규인력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고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실제 인종, 경력, 업종을 불문하고 일자리가 증가하는 신호는 잇따르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상대적 차별을 받았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실업률도 지난해 11월 6.8%로 하락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완전고용’으로 신규 인력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재소자는 물론이거니와 범죄 전력자나 무경험자, 장기실업자까지 고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애플은 앞으로 5년간 미국 경제를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3500억 달러(한화 374조 675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2만 명의 추가 고용을 예고했다. 현재 애플은 미국 전역에 8만4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탄탄한 고용시장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어떻게 작용할 지다.

일반적으로는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는 게 경제학의 통설이다. 실업률과 임금·물가가 반대로 움직인다는 이른바 ‘필립스 곡선’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임금상승률은 3%에도 못 미치고 있다. 실업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임금은 더디게 오르는 것이다. 물가 역시 연준의 목표치(2%)를 밑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립스곡선이 사라지면서 통화정책 당국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당국자들은 "사라진 곡선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WSJ에 따르면 미국 연준을 구성하는 각 지역 준비은행 총재들은 이 곡선을 제시한 앨번 윌리엄 필립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연준 금리결정회의 회의록에도 "대부분 참가자들은 그 이론(필립스 곡선)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필립스 곡선을 창 밖으로 내팽개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곡선에 대한 인식차이는 정책 대응에 대한 시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회의론자들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 대신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여전히 곡선의 유효성을 믿는 쪽에서는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과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연준으로서는 임금 및 물가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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