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문화, 근무환경의 유연성을 위해 공유오피스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도 직원들의 직주근접 향상을 위해 공유오피스를 거점오피스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의 오피스 빌딩 밀집지역.(사진=윤민영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오피스의 수요는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공유오피스의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오피스의 높은 임대료 부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이 공유오피스의 높은 선호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도 직원들의 거주지 인근에 공유오피스를 활용한 거점오피스를 두는 등 기존의 업무형태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직원들이 본사 대신 10~20분 거리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오피스를 연내 1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 직원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점오피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대면 문화 확산에 발맞추고 출퇴근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거점오피스가 확대될 경우 남는 을지로 사옥은 공유오피스로, 본사 및 자회사의 서울지역 근무자들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유오피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은 벤처·스타트업, 1인 창업 열풍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기업은 2013년 7만 개에서 2018년 27만개로 5년 동안 약 4배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2017년 기준 약 600억원의 시장규모가 2022년에는 77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올해 1분기 신규 창업한 기업은 46만2991개로 전년 동기대비 43.9% 증가했다.
이처럼 수요가 늘면서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토종 공유오피스 브랜드들의 공실률도 현재 3∼5%대까지 낮아졌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 8.6%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공유오피스의 역할이 기존 오피스의 높은 임대료를 대체할 만한 업무공간이라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코로나19가 성행하던 지난 3월에는 1월 대비 입점문의가 오히려 약 1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파이브는 올해 여의도 등 8개의 신규 지점을 열고 27호점까지 지점을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스파크플러스도 연초 대비 지난달 집계된 입점문의가 약 20% 증가했다. 스파크플러스 역시 내달까지 14·15호점을 열고 연말까지 2개 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해외 브랜드인 위워크가 높은 공실률로 인해 폐점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공유오피스, 또는 거점오피스의 수요가 늘어나면 주요 업무지구의 집값이 높아서 장거리 출퇴근을 했던 직원들의 불편함이 줄어든다. 또 주요 업무지구 인근 주택으로 몰리는 수요도 줄여 집값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기업 세빌스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대기업은 출퇴근에 시간을 많이 쏟는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는 굳이 오피스를 매입·임대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유 오피스 선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넓은 공간의 사무실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업무 공간을 쪼개는 새로운 발상이 시도되고 있다"면서 "향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공유오피스를 거점오피스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