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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감소에 수요 주춤·노조 리스크까지…배달앱 '삼중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14 10:07

단건배달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갈수록 악화

위드코로나 시행에 배달앱 이용자수도 주춤

라이더노조 배달비 인상 요구까지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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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기사들이 배달앱 주문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적자를 무릅쓰고 출혈 경쟁을 계속하던 배달앱들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배달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프로모션 요금제를 계속 적용하면서 단건 배달(한번에 한집만 배달)에 따른 부담은 커지는데, 매출이 꺾이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라이더들까지 배달비 인상을 요구하며 압박하면서 ‘삼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된 이후 주요 배달앱의 이용자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한 이달 1일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가 461만명을 기록하며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은 수치했다. 이는 전주 월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 506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 줄어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요기요는 10% 줄어든 110만 명, 쿠팡이츠도 소폭 감소한 68만 명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런 배달 수요 감소에 대해 위드 코로나 영향이라고만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상 여름과 겨울엔 덥거나 추워 바깥활동이 줄어들어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 이지만, 봄과 가을엔 바깥활동이 늘어나 배달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날씨와 계절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서 일상회복 1단계 시행 영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배달앱의 속사정은 편치 않다.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배민)이 단건배달 시장을 두고 출혈경쟁을 이어가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은 이로 인해 최근 경영진 비상회의를 열며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은 소비자가 음식을 빨리 받을 수 있지만, 기존 묶음 배달(여러 집 주문음식을 한번에 가지고 출발)에 비해 더 많은 배달원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배달앱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달앱들은 현재 단건배달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강한 프로모션을 적용하고 있다. 배민 ‘배민1’은 정상요율이 1건당 주문중개수수료 12%에 배달비 6000원으로 계약했지만, 실제 프로모션가격은 건당 1000원에 배달비 5000원을 받고 있고, 쿠팡이츠도 정상요율이 15%에 배달비 6000원이지만 실제 프로모션 가격은 건당 1000원에 배달비 5000원을 적용했다.

문제는 배달 피크시간(점심과 저녁 시간)이 되면 배달 기사가 부족해 이들에게 지불해야할 배달비가 크게 오른다는 점이다. 배달앱들은 현재 라이더들에게 배달 거리에 비례해 지급하는 기본 요금 외에도 추가 할증이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피크시간엔 2만 원을 상회하는 배달비가 나오기도 한다. 배달비는 기본적으로 음식점 업주나 소비자가 부담하지만 피크시간에는 배달기사가 부족해 배달앱이 배달비를 추가로 부담하며 출혈경쟁을 이어가는 구조가 된 것이다.

배민이 현재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거리별 기본 배달비(도보배달 제외, 서울기준)는 △500 m 이내 3000원 △500m~1.5km 3500원 △ 1.5km 초과 시 500m당 500원 추가 할증(서울, 인천)이 붙는 구조다.

여기에 피크 시간 음식 주문을 수행할 배달 기사가 부족할 경우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추가 할증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점심과 저녁, 야식시간은 배달 수요가 급격히 늘어 배달 기사가 귀해진다"며 "그렇다보니 계속 배달비를 더 줘야 하게 되고, 최근에는 2만원 치킨 배달에 2만원 배달비가 나오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상황이 돼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배달앱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라이더 노조 등이 배달 앱과 정치권에 안전배달비 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배달비 인상 요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라이더유니온과 화물연대는 안전배달비를 요구하며 청와대에서 국회까지 행진을 벌인 바 있다. 이들은 라이더들이 무리하게 교통법규를 위반해가며 배달하는 것은 기본 배달비가 낮기 때문이라며 배달비를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은 계속되고 있는데,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라이더들도 배달비 인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여기에 위드코로나로 성장세마저 꺾이는 상황이 되면, 배달 앱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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