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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시도에 나서면서 은행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의 특징을 살린 비대면 상품과 혁신 서비스를 출시하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고, 고객들도 이에 호응하며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 카뱅 주담대, 한달간 약정금액 1000억…"다음달 대상 확대"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2일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 누적 약정금액이 한 달여간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30일 발표했다. 약정금액은 대출 신청을 받고 계약까지 완료된 금액으로 실행은 되지 않은 금액이란 것이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청 기간이 긴 만큼 아직 실행이 되지 않은 대출이 있어 약정금액 기준으로 통계를 냈다"고 설명했다. 단 실제 주택담보대출 실행금액은 약정금액보다 줄어들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누적 조회 건수는 7만건이 넘었다. 신규 취급 평균 금리는 3.69%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은 비대면을 기반으로 챗봇과 대화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이뤄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류 제출, 대출 심사, 실행까지 대화창에서 진행된다. 이용자가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면 카카오뱅크 챗봇과 고객 대화창이 열리고 정보를 입력하면 한도 조회가 진행된다. 대출 가능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분 29초다.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은 신규 주택구입 자금,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 생활안정, 전월세보증금반환 대출을 취급하는데 신규 주택 자금 약정 비율은 35%로 나타났다. 대상은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로,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이다. 올해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대상 범위를 다음 달 초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액이 크고 절차가 까다로워 비대면보다는 대면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집을 구매하는 일생일대의 결정의 과정에서 이뤄지는 대출이라 은행 전문가들과 상담을 받고 진행할 수 있는 영업점을 직접 찾아 대출을 받길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도 이같은 인식 속에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5일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당장은 주택담보대출이 대면 위주로 이뤄지고 있으나 비대면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내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약정금액이 한 달여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수도권, 9억원이란 지역·금액의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수요를 한번에 취급하지는 못했으나 다음 달에 대상 범위를 더 확대하면 주택담보대출 이용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토스뱅크 은행권 첫 ‘일복리’·케이뱅크 ‘금리 강점’ 내세워
올 들어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앞서 토스뱅크는 일복리를 적용하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지난 16일부터 시작했다. 일복리를 지급하는 것은 기존 은행권에서는 없던 새로운 시도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2일 만에 이용자 41만여명이 약 66억원의 이자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5개월 만에 고객 수 235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금리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케이뱅크는 금리상승기임에도 이달 대출금리를 오히려 낮추면서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5일 신용대출 3종 금리를 최대 연 0.3%포인트 낮췄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11월 금리보장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코드K정기예금에 가입한 지 2주 안에 금리가 오르면 자동으로 인상된 금리를 적용하는 서비스로, 금리인상기인 상황을 반영했다.
케이뱅크의 비대면 전세대출은 출시 6개월 만에 6000억원을 돌파했다. 100%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점과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하면서도 기존 은행들이 하지 않는 서비스를 내놓는 만큼 행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은 당장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를 확대해 덩치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부담을 무릎쓰고서라도 새로운 상품·서비스 출시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시중은행들이 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고객을 유인하는 것에는 확실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처음 출범했을 때 지금처럼 성공을 할 수 있을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인터넷은행들이 내놓은 서비스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