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국내 협업 툴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협업 툴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저마다 다른 근거를 내세우며 ‘우리가 업계 1위’라며 마케팅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다.
26일 네이버클라우드는 업무용 협업 툴 네이버웍스가 올 1분기 국내 협업툴 중 사용자수와 총 사용시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웍스가 내세운 근거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웍스는 올해 1월 대비 3월 월간 신규 설치 증가율 항목에서 63%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용자 수도 1위를 차지했으며, 총 사용 시간과 사용 일수를 나타내는 충성도 항목은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용자 1인당 월평균 사용 일 수는 15.9일, 사용 시간은 1.6시간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협업 소통 강화, 개인 능률 향상이라는 두 가지 기본 사항을 충실하게 따르면서 네이버 만이 지닌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절하게 녹여낸 점이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철저하게 내부에서 검증된 기능들을 선보임으로써 기업 어디에서나 국내 최고 수준의 협업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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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가 자사가 서비스하는 ‘네이버웍스’가 올 1분기 국내 협업툴 중 사용자수와 총 사용시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
네이버클라우드에 앞서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내건 기업은 또 있다. 토종 협업 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토스랩이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잔디’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누적 사용 팀 30만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잔디는 특히 국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마드라스체크의 협업 툴 ‘플로우’가 내세운 타이틀도 시장 점유율 1위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대기업 및 금융기관 시장에서 협업 툴 점유율 1위로, 4000여곳이 넘는 유료 기업 고객을 유치했다.
협업 툴 시장의 또 다른 플레이어인 NHN 두레이(Dooray!)는 공공분야에서 1위라는 점을 강조한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을 비롯해 서울대, KAIST(한국과학기술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IBS(기초과학연구원) 등 지난해 기준 13개 공공기관이 두레이를 쓴다. 백창열 NHN두레이 대표는 지난 20일 파트너사인 한글과컴퓨터와 함께 웨비나를 열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협업의 표준이 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협업 툴 업체들은 ‘업계 1위’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세우는 근거는 제각각이다. 아직 점유율을 집계하는 표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택근무 확산으로 B2B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만큼,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은 마케팅의 무기가 된다.
IT(정보기술)업계 관계자는 "아직 무엇을 기준으로 ‘업계 1위’라 할 것인지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순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라며 "고객사 수가 가장 많은 업체를 1위라 할 수도 있겠지만, 고객사 수가 적더라도 ‘사용량’을 지표로 1위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선 여러 가지 협업 툴을 복수로 이용하는 기업도 많다"라며 "단순 점유율로만 지표를 보기에는 기능별 세그먼트도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내세우는 기준에 따라 선도 기업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1위라고 해야 영업할 때 내세우기가 쉽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근거를 대는 것 아니겠나"라며 "기업이나 기관에서 협업 툴을 한번 정하면 다른 업체로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협업툴 시장에선 어떻게든 초반에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