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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개막] 치솟는 물가…커지는 경기침체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09 16:55

물가 상승률 4.8%…13년6개월 만에 최고

"오름세 둔화 요인 보이지 않아"



한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최대 3번 추가인상 전망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대로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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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당장 경제 부문에서 고물가·저성장 장기화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고물가·저성장이 이어질 경우 불황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우리나라도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릴 경우 경기가 침체될 수 있어 물가와 경기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8%로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전기·수도 가격 상승,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품 물가 중 석유류는 경유(42.4%), 자동차용 LPG(29.3%), 휘발유(28.5%)가 일제히 상승해 전월 대비 3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개인 서비스 물가는 4.5% 올라 2009년 1월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며 보복 소비 등 소비활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물가 전망에 대해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당분간 오름세를 크게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ING은행은 이날 조만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6%로 당초 전망치(3.6%)보다 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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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물가 안정이 시급한 만큼 향후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에 가장 시선이 쏠린다. 26일 한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참여하는 금통위이기도 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해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0.5%포인트 높인 빅스텝을 단행하며 금리인상 속도에 불을 지폈다. 한은은 연내 최대 3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현재 연 1.5%에서 연 2.25%로 크게 높아진다.

단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동시에 경기가 침체할 수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 인상은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국내의 수출 둔화, 건설·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올해 한국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더욱 확대됐다"며 "코로나19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나 중국의 주요도시에서 극단적인 봉쇄조치가 시행되며 대외 여건이 악화됐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됐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8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5%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당초 전망치(2.9%)보다 0.4%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도 현재 3%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일 2%대 중후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물가와 성장을 모두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균형 잡힌 통화정책이 절실한 셈이다. 이 총재 또한 이같은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1일 열린 취임식에서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가 통화정책 운용을 더욱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정교하게 균형을 잡아가며 정책을 운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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