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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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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탑티어에 도전한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꿈의 기술 선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25 18:00

상용화땐 철강업계 게임체인저…40조원 투자 2050년 해낸다



막대한 자금 필요…국내외 얼라이언스 구축해 개발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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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3공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업계 탑티어 도약을 위한 카드로 ‘수소환원제철’을 꺼내 들었다.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맞은 위기 상황을 기회로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철을 생산하면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을 제로(0) 수준까지 최소화해 ‘꿈의 제철기술’이라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등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기술 개발에 최대 40조원을 쏟아부어 2050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아직 연구 초기 단계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철강생산 공정 자체에 큰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철강 업계에선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에서 수소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물과 함께 철이 생성되는 원리다. 현재는 석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환원제로 사용한다. 고로(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1500℃가 넘는 고온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반응이 일어나는 식이다.

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적인 탄소 감축 추세에 따라 업종 특성상 과다 배출되는 탄소량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경우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어서다. 일산화탄소를 활용하는 현행 제철 공정 때문에 철강업은 온실가스 최대 배출 업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약 8100만t에 달하는 탄소를 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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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가동을 중단한 포스코 포항 1고로


이에 따라 수소환원제철이 실현될 경우 기존 고로 기반 제철 공정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2020년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50년 수소환원제철을 포함한 산업용 수소가 전세계 수소 수요 1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발전용 수소 예상 수요가 42%인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높은 셈이다.

수소환원제철이 도입된 제철소에는 고로가 사라진다. 현재 포스코는 세계 최대 크기인 광양 1고로(6000㎡)를 비롯해 초대형 고로 4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기존 고로에 대한 이산화탄소 저감 활동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아직 상용화까지 남은 기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지만 포스코는 개발에 한창이다. 2030년까지 국책과제를 통해 포스코 공유 수소환원제철 모델 ‘하이렉스(HyREX)’ 데모 플랜트를 구축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하이렉스는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FINEX·가루 형태 철광석과 석탄을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를 거쳐 쇳물을 생산하는 공법)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파이넥스는 수소 25%와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쓴다. 여기서 수소 비중을 100%로 높이면 수소환원제철이 완성된다. 포스코 측은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연산 150만t 및 200만t급 유동환원로 2기에 대해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면서 수소환원기술 개발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막대한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안과 철강값 급등 가능성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회사와 손잡고 난제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국내외 철강사와 함께 기술 공동 연구개발 추진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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