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때 정부의 2인자로 떠올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자신의 관계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민주당 의원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NBC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낙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후보들을 후원할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공화당을 보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돼 있다. 사흘 전(머스크와 틀어지기 전)보다 더 단합돼 있다"며 “감세 법안은 환상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론(머스크)이 (최근 자신과의 갈등을 계기로) 법안의 장점을 부각했다"고 주장한 뒤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그 법안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이익이 있다"며 “나는 그가 (법안에 대해) 낙심하고 마음 상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머스크와의 관계가 끝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추정한다.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머스크와의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고 머스크와 대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나는 다른 일을 하는데 너무 바쁘다. 그와 대화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대통령직에 대해 무례했다"며 “나는 그것이 매우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머스크가 갈등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나왔다.
이날 CNBC는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 속에서 폭발적인 엑스(옛 트위터) 게시물들을 일부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삭제된 글에는 장기간에 걸친 중대 성범죄를 저질렀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망)의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됐다고 주장한 글이 포함됐다.
머스크는 지난 5일 SNS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거친 언사를 주고받던 중 “큰 폭탄을 투하할 때가 왔다. 트럼프는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있으며, 이게 (파일을) 공개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미성년자 성 착취 등으로 수감중이던 2019년 극단적 선택을 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이 주장에 대해 백악관은 부인했으나, 이 글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공개적인 비방전이 한층 격화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해당 게시물이 있던 엑스 페이지에는 “이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내용을 검색해 보세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또 한 사용자가 '트럼프를 탄핵하고 부통령인 JD 밴스로 교체하자'는 글에 머스크가 “예스"라고 답한 게시물도 현재 삭제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공개 비방전은 지난 5일 극에 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석상에서 머스크에 “매우 실망했다"며 비판하자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지지를 표명하는 등 강하게 맞서면서 두 사람은 파국적인 충돌을 빚었다.
머스크는 그러나 공방 다음 날인 6일 “트럼프와 머스크가 위대한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억만장자 빌 애크먼의 게시글에 “당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화해 의중을 드러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SNS 게시물을 자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대항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연료를 공급할 때 쓰는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철수시키겠다고 한 발언도 철회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는 중간층 80%를 대표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다시금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