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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사진=AP/연합) |
블룸버그통신은 출고된 지 몇 개월 안돼 주행거리가 수백 마일에 불과한 테슬라 모델3가 호주 중고차 시장에서 13만 호주달러(9만 100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델3 퍼포먼스 판매 가격이 현재 호주에서 9만 1600달러인(6만 4200달러)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가 새 차보다 40% 넘게 비싼 셈이다.
또 호주 중고차 거래사이트인 카세일즈에 따르면 주행거리가 1만 km 미만인 신차급 중고차 매매 호가는 최소 12만 호주 달러이며 주행거리가 45km인 매물은 가격이 13만 8000 호주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들어 호주에서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새 전기차를 인도받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자 소비자들은 대기가 필요 없는 중고차에 눈길을 돌린 탓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차질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올 들어 무서운 속도로 폭등하자 전기차가 저렴한 대안으로 거론된 점이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기타 국가들에 비해 대기 시간이 더 긴 관계로, 인내심이 바닥난 소비자들이 웃돈까지 얹어 중고 전기차를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실제로 테슬라에 따르면 호주에서 지금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했을 때 대기 시간이 최대 9개월(2023년 5월)이며 소비자들은 아무리 빨라도 최소 내년 2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싱가포르(4∼8주), 중국(16∼20주), 미국 (11월∼2023년 2월), 일본(11월∼12월), 아랍에미리트(2023년 1월∼2023년 3월), 독일(2023년 1월∼2023년 3월) 등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은 테슬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호주에서 새·중고 전기차를 판매하는 굿카 컴퍼니으 안토니 브로세 반 그로누 공동창립자는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증했고 우리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닛산의 리프와 같은 옛날 전기차들도 2년 전보다 현재 더 많이 팔리고 있다"며 "현대 아이오닉5는 주문에서 인도까지 12개월이 걸릴 수 있고 기아차의 EV6는 2년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전기차를 인도 받는데 호주에서 유독 대기시간이 긴 이유는 호주에선 전기차 판매량이 워낙 저조해 완성차 업체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세계적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기 전부터도 호주에서는 전기차 보급률이 낮아 제조업체들은 기타 국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우선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에서 새로 판매된 자동차 중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4분기 세계 평균인 13%보다 훨씬 뒤처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