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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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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가 하락에 '감산 카드' 만지작?…"OPEC+ 생산 줄여야 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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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본부(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감산 가능성을 또 다시 언급했다. OPEC은 이달 초에도 중동 산유국들이 이번 3분기에 생산해야 할 원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중동 산유국들이 지난 1년 동안 이어간 증산 기조에 종지부를 찍고 원유 생산에 본격 제동을 걸지 관심이 모아진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로 선물 시장은 수요공급 펀더멘털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OPEC+는 감산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산 시기와 관련해선 내달 5일 예정된 OPEC+ 정례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또 "최근 들어 목격되고 있는 해로운 변동성들은 시장의 기본 기능을 교란시키고 원유 시장의 안정성을 약화시켜 우리의 결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가 산유국 협의체 내에서 갖고 있는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우디가 감산을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23개국 협의체인 OPEC+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OPEC+는 유가를 부양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2020년 4월에 전례 없는 수준의 감산을 단행했다. 그 이후 작년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매달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다.

올해 7ㆍ8월 증산량은 하루 64만 8000 배럴이었다. 오는 9월 증산량은 하루 10만 배럴로 대폭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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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장관(사진=로이터/연합)

압둘아지즈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왔던 국제유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 추세를 보였고, 이달 들어서는 배럴당 90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와 관련해 압둘아지즈 장관은 "우리는 과거에 더욱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결속력이 강하다"며 OPEC+는 향후 시장 대응에 있어서 의지, 유연함과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 경험, 성과 등을 토대로 2022년 이후의 (원유 정책에 대한)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며 "우리는 새 합의를 예전보다 더 효과적으로 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OPEC은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루 26만 배럴 낮춘 31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OPEC은 또 13개 회원국들이 이번 3분기에 생산해야 할 원유를 하루 124만 배럴 낮춘 2827만 배럴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앞으로 OPEC이 원유 공급을 줄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도 최근 로이터 통신에 "현재 시장에 두려움과 우려가 있다"며 "많은 추측과 불안이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목표치보다 하루 290만 배럴 밑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산유량을 늘린 반면, 러시아,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기타 OPEC+ 산유국들은 생산 목표치를 꾸준히 미달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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