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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폴란드 민간 원전 수주 초읽기?…尹정부 원전 수출 확대 청신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0 16:21

폴란드 언론 "현지 재계 서열 2위 기업 제팍, 자사 추진 신규 원전 건설에 한수원 참여 요청"



"2주 이내 관련 양자간 협력 의향서 서명 예정"…한수원 내부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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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의 폴란드 민간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폴란드 재계 서열 2위 기업인 제팍(ZEPAK)이 한수원에 먼저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한수원은 이를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제시한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이집트 원전 수주에 구체적인 성과를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한수원은 20일 제팍 요청 보도에 대해 확인과 수용(참여) 여부에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원전 업계에선 한수원이 이미 긍정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내 증시에선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제팍이 한수원에 참여 요청한 것으로 보도된 신규 원전은 폴란드 정부 차원에서 발주를 추진 중이고 우리 정부와 한수원이 수주에 그간 많은 공을 들여온 현지 신규 원전과는 별개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이번 건은 한수원이 기존에 폴란드 정부와 추진하고 있던 원전 외에 추가적으로 폴란드 재계 2위 사기업인 제팍이라는 회사와의 계약"이라며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삼성이나 SK가 원자력 발전을 하고 싶어 한수원에 먼저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즉 우리가 입찰하는 게 아니고 업무협약을 체결하자고 요청이 온 것"이라며 "제팍은 현재 석탄화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발전소 위치에다가 원자력 발전소를 짓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폴란드 현지 매체에서 먼저 소식이 나왔고, 한수원 측에서 이에 대해 부정하거나 해명하지 않고 있는 만큼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국제 관계다 보니 한수원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 이집트 엘다바 원전 수주도 공식 체결 전까지 이집트 측이 극도로 보안을 강조했었다"고 말했다. 실제 한수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폴란드 스푸트니크 통신은 전날(현지시간) 폴란드 제치포스폴리타 신문을 인용, 폴란드전력공사(PGE)와 현지 민간 에너지기업인 제팍, 한수원이 향후 2주 이내에 신규 원전 신축 사업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수주 계약이 성사되면 한수원은 폴란드의 두 번째 원전을 신축하게 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원자력발전소 신축 사업 수주 관련 의향서(LOI)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전 신축 사업이 양국 간 방산협력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나라는 최근 폴란드에 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비롯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폴란드는 현재 단일 연구용 원자로만 운영 중이며, 제팍의 신규 원전 추진과 별도로 6∼9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새로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수원은 이 가압경수로 원전 신규 건설과 관련 지난 4월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과 경합을 펼쳤다.

신규 원전 1호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했으며 한수원은 2·3호기 입찰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에서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로 구성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신설했다. 수출 대상 국가 여건에 따라 방산·산업·경제 등을 포괄하는 사업 패키지를 구성하고, 원자로·기자재·운영보수 서비스 등 수출 제품도 다각화한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체코·영국 등과 원전 협력을 논의하며 원전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체코 총리를 만난 자리에선 원전 수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고, 영국 총리와도 원전 산업 부문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원전 모델 APR1400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를 각국 정상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취임 직후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세계 원전 산업은 탄소 중립,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은 2050년까지 원전을 최대 8기까지 더 짓겠다고 발표했으며 프랑스는 2050년까지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하기로 했고 추가로 원전 8기를 더 지을지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새로운 원전 수출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추진단장인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산업실장은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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