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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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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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환동해 데이터센터 허브 구축] "2029년 수도권 데이터센터 2.8배 증가 전망…전력소비량은 16.6배 늘어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0 13:15

④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146개소 1742MW→420개소 2만9036MW
산업부 "6년 수도권 집중도 90% 넘을 것"…원전 29개 발전량 소비 규모 해당
"수도권 전력수급 감당할 수 없어…데이터센터, 발전소 인근으로 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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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소재한 NHN 데이터센터전경.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지역별 전력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한 해법 모색이 한창이다. 대규모 원자력 발전 등 중앙집중식 발전소 운영의 효율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분산에너지로 각광받은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대규모 송전망 구축에 한계가 속속 드러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에너지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환동해 데이터센터 허브 구축’ 을 제언한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 밑그림을 담은 장기 전력수급설계(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전력설비의 구축과 운영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효율은 높이자는 취지다. 환동해 데이터센터 허브 구축은 우선 전력 생산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원거리 생산 전력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전력 수요의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최근 발전설비 증가로 발전소 가동률이 점차 떨어져 자원 낭비를 초래하는 동해안지역의 발전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관련 제언을 신년기획 시리즈로 마련, 매주 2회 총 5회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 주]



<환동해 데이터센터 구축 시리즈 연재 순서>

△ 1회=전력 생산 지역 편중 심화

△ 2회=전력 소비, 수도권에 집중

△ 3회=갈수록 커지는 송전 장애

△ 4회=‘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 5회="데이터센터 유치 파격 지원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정보화 시대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데이터센터가 그만큼 전기를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현대 문명의 이로운 도구로 꼽힌다.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각종 모바일 서비스와 새로운 비즈니스로 각광받는 플랫폼 산업 등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 수단이다. 사회가 앞으로 고도화할수록 데이터센터는 크게 늘어나고 전력 소비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근 늘어나는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몰리면서 여러 문제들을 낳고 있다. 산업의 수도권 집중 뿐만 아니라 송전 비용도 갈수록 커진다.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발전소를 더 많이 짓고 전력을 멀리 떨어져 있는 발전소로부터 수도권으로 전력을 끌어오려면 송전망도 확충해야 한다.

발전소 확대의 경우 원자력·석탄화력 등 신규발전사들이 우여곡절 끝에 속속 준공돼 전력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반면 생산 전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송전망의 확충은 지지부진하다. 차량은 늘어나는데 도로가 확장되지 않아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연히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신규 발전소를 제대로 돌리지 못해 발전사의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도권에 집중되는 데이터센터를 지방 발전소 인근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력 소비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집중 현상도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가 이를 더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4∼5개만 모여도 원자력 발전소 하나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을 흡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는 약 146개소의 데이터센터가 1742메가와트(MW)의 전력소비용량을 흡수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말까지 접수한 데이터센터 설립 신청 집계로 보면 오는 2029년 전국 데이터센터 수는 총 466개소, 전력소비용량은 3만2263M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이같은 데이터센터 수 및 전력소비량의 각각 90% 이상이 수도권에 입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런 분석에 따르면 2029년 수도권에서만 데이터센터 수가 약 420개로 늘어나고 전력 소비량도 2만9036MW로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으로 6년 안에 수도권 데이터센터 수는 2.8배, 전력 소비량은 16.6배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 29개가 생산하는 전력량을 흡수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정도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서 감당하기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를 계속 건설하면 그만큼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송할 송전망이 갖춰줘야 한다. 하지만 지금도 동해안에 새로 건설되는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를 감당할 송전망도 짓지 못하는 상황이다. 송전망은 여러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설치돼 밀양 송전탑 사태처럼 많은 갈등을 일으킨다.

가뜩이나 송전망이 부족한 데 데이터센터까지 수도권에서 늘어나면 전력수급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를 발전소 인근 지역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송전망을 짓는 부담을 훨씬 덜어낼 수 있어서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해 제도 개편도 예고돼있다.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지역 설치를 유도할 방안도 제시됐다.

새만금 데이터센터 조감도

▲2025년 준공 예정인 새만금 데이터센터 조감도

◇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70% 수도권 집중…2029년엔 90%로 확대될 것

10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서버와 설비 등을 운영하는 시설로 대표적인 전력다소비 시설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를 더 이상 수도권에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수도권에 계속 데이터센터가 들어가지만 발전소를 추가적으로 짓기는 어렵다"며 "(지역에 생산한 전기를 송전할) 송전선로를 건설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1∼2년이면 짓는다. 하지만 송전망은 많은 지방자치단체를 거치면서 갈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 짓는데 10년은 걸린다"며 "데이터센터를 비수도권으로 이전할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쏠림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6월 기준 총 146개소 전력소비용량은 1742MW에 이른다. 146개소 중 58.9%(86개소), 전체 전력소비용량 1742MW 중 70.1%(1220MW)가 수도권에 분포돼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29년까지 각각 90%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2029년까지 한국전력에 전기사용 예정통지를 신청한 데이터센터는 총 466개소, 전력소비용량은 3만2263MW로 파악됐다.

최근엔 대규모 데이터센터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도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1개소는 약 300MW의 전력소비용량을 갖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4∼5개의 전력소비용량은 지난해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한울 원전 1호기의 발전설비용량 1400MW와 비슷하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소한 배터리<YONHAP NO-1738>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소한 배터리.

◇ 국회에서도 데이터센터 집중화 지적…지역으로 분산해야

국정감사에서도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쏠림 문제는 단골 지적상황이다. 여당 야당 상관없이 국회의원들은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갑)은 지난해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현재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처럼 전체 산업용 전력의 8%를 소비하고 있고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별 전력요금 차등 등을 통해 전력생산지와 가까운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병)도 데이터센터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부족 전력 공급을 위한 송·변전 계통 건설 및 운영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국가 전력망의 효율화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 이후 부실한 상태를 드러낸 재난 복구(DR) 시스템 문제를 의무화할 가능성이 있어 데이터센터 수요도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홍정민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높은 수준의 DR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수도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수요도가 폭증할 것"이라면서 "수도권 전력 공급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건설될 IDC는 비수도권에 위치하도록 정부가 조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부산 남구갑)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분산에너지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이 아닌 부산 등에 유치하고, 정부가 지역별 차등요금제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감에서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계통연결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일정 기간 전기공급을 유예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한다. 비수도권에 입지하는 데이터센터에는 시설부담금 할인이나 예비전력 요금 일부를 면제해주는 등 인센티브 지원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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