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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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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에 울고 태양광에 방긋…희비 엇갈리는 금값·은값 시세전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4 11:37
골드바

▲골드바.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주요 원자재인 금과 은의 가격을 두고 서로 상반된 전망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은은 산업용 금속 성격도 있지만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러한 관측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귀금속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세계적인 소재기업 헤레우스의 귀금속 사업부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인 기조로 금값시세가 오랜 기간 동안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지표가 최근에도 견고하게 발표된 것으로 나오자 연준 입장에선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인상할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존 예상치를 뛰어넘는 연율 2.0%로 집계됐다.

이와 동시에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0%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럴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5.25∼5.5%로 오르게 된다.

주목할 점은 올 연말 금리 전망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5.25∼5.5%로 유지시킬 가능성과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각각 54.7%, 29.2%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초반까지만 해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측했던 것과 달리 분위기가 급변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헤레우스 애널리스트들은 "금리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2024년 5월께 첫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10개월 동안 금에 대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929.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주 기록된 저점인 1917.90달러(6월 29일)와 비교하면 시세가 소폭 회복됐지만 올해 최고점이었던 2055.70달러(5월 4일) 대비 7% 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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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바(사진=로이터/연합)

금과 반면, 헤레우스는 은 시세가 앞으로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비치고 있다. 은의 주요 사용처인 태양광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헤레우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유럽에서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용량이 20% 급증한 237GW(기가와트)로 집계됐다"며 "현재 중국이 태양광 패널 생산의 80% 가량을 차지하지만 유럽연합(EU)은 자국내 생산을 2025년까지 30GW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태양광에 대한 은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 수요에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5%에서 올해 14%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양광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점 또한 은 수요를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재는 퍼크(PERC) 기술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업계에서는 탑콘(TOPCon), 이종접합(HJT) 등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태양광 모듈을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조사기관 BNEF는 TOPCon, HJT 구조의 태양전지 시장이 2∼3년 이내 PERC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차세대 기술엔 더 많은 은이 소비된다. BNEF에 따르면 PERC 태양전지엔 1와트당 10밀리그램의 은이 요구되지만 TOPCon과 HJT에선 각각 13밀리그램, 22밀리그램의 은이 소비된다.

이와 동시에 은 공급이 빠듯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은 수요가 5분의 1 가까이 급증했지만 공급엔 변화가 없었다"며 "올해는 은 생산이 2% 늘어나는 반면 산업용 소비가 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COMEX에서 은 9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23.1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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