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모델이 연탄은행 핫팩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
지난해 일부 편의점들이 겨울상품 판매를 서둘러 시작한 사례는 있었으나, 올해처럼 편의점들이 다함께 겨울 마케팅에 나선 것은 처음이자 이례적인 일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이는 여름 늦더위가 지나가고 가을이 시작되며 환절기 등 기온 변화가 급격해지는 시기와 함께 캠핑 등 증가하는 야외활동 수요를 미리 선점해 하반기 매출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여름 늦더위에도 예년보다 2개월 가량 앞당겨 최근 방한용품 핫팩을 매장에 내놓으며 겨울 마케팅 테이프를 끊었다.
CU가 선보이는 차별화된 핫팩은 사회복지법인 연탄은행과 협업한 제품이다. 핫팩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이라는 제품 특성과 연탄은행의 ‘나눔’의 의미를 담아 특별 기획했다. 특대형·포켓형·패치형 3종으로 최장 16시간, 최고 70도까지 열이 난다.
경쟁사 GS25도 지난 7일부터 핫팩 5종의 발주를 시작했으며, 오는 10월 초부터 신규 핫팩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동시에 이달부터 매주 순차적으로 립케어, 핸드크림, 로션, 스타킹, 타이즈 상품을 선보이고, 방한용품인 방한장갑, 귀마개, 넥워머, 담요 등은 이달 중순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도 핫팩을 한달 가량 앞당겨 오는 20일께 판매하고, 대표 겨울 간식인 어묵을 이달 중순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마트24는 이달 중 핫팩을 비롯해 장갑, 귀마개,워머, 방한조끼 등 방한용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편의점들이 한낮 최고기온 30도에 이르는 무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을초입인 9월부터 서둘러 핫팩 등 겨울용품을 매장에 올리기는 처음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봄·가을 간절기가 갈수록 짧아지면서, 여름에 이어 겨울이 일찍 찾아올 것에 대비해 편의점의 상품 운영 변화주기도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늦더위가 사라지면 ‘가을 한파’로 불리는 급격한 기온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때이른 수요잡기 고객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일교차가 커지고 있고, 코로나 엔데믹 이후 등산·캠핑·낚시·골프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점도 편의점업계가 아웃도어 레저용품이나 식품을 사전 재고로 확보해 고객층 선점하려는 마케팅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편의점에서 핫팩을 찾는 수요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U의 핫팩 연도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7.1%에서 △2020년 2.1% △2021년 16.7% △2022년 23.4%로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다가 엔데믹 이후 야외 활동 인구가 늘면서 두 자릿수 신장률로 크게 상승했다.
이마트24의 핫팩 매출도 2020년 3%, 2021년 14%에 이어 지난해 26%로 꾸준히 증가세를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핫팩과 같은 겨울상품을 지난달에 중순 이후에 판매한 적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9월 초반부터 판매한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초가을에 선선해지는 날씨로 캠핑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대체로 캠핑 외곽지역은 도심지역보다 춥다보니 월동용품 수요를 겨냥해 편의점들이 선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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