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상장지수펀드(ETF)로 불리던 중국 전기차 관련 ETF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BYD.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한때 국민 상장지수펀드(ETF)로 불리던 중국 전기차 관련 ETF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 제한된데 다, 중국시장서 발을 빼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진 매수에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 전기차 레버리지(합성) ETF’는 3개월 새 24.16% 하락했다. 해당 ETF는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레버리지형 상품은 기초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위험이 큰 대신 수익도 크다는 게 특징이다.
국내서 규모가 가장 큰 ‘TIGER 차이나 전기차 솔랙티브(SOLACTIVE) ETF’도 3개월 간 11.85% 추락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 ETF는 2020년 12월 상장해 한때 국내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꼽히며 상장 1년 만에 순자산 3조원을 돌파했지만, 현재 2조 2510억원까지 빠졌다.
이 ETF는 중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ETF 추종지수는 ‘SOLACTIVE China Electric Vehicle Index’다. 해당 지수는 중국 A주, 항셍지수,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및 관련 공급체인(Supply Chain) 기업들 20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중국 내 2위 리튬 생산 기업 ‘Ganfeng Lithium’와 중국 전기차 1위, 세계 2위 기업이자 중국 배터리 시장 2위 기업 ‘BYD’, ‘CATL’ 등이 지수에 포함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작년 출시한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 ETF’도 3개월 새 15.92% 하락했다.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 ETF는 친환경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테마인 ‘2차전지’ 관련 중국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초지수는 SCI China All Shares IMI Select Batteries Index다. 중국 2차전지 산업과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는 선도 대형주들의 비중이 국내 경쟁상품 중 가장 높다. 대표종목은 CATL, BYD, 강봉리튬, 천제리튬 등이다.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종목이 합쳐진 ETF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ODEX 한중전기차(합성)’과 ‘TIGER 한중전기차(합성)’도 3개월 개 각각 12.32%, 12.42% 하락했다. 해당 ETF는 한국거래소가 상해증권거래소와 합작해 만든 ‘KRX CSI 한·중 공동지수’를 기초로 한다. ‘KRX CSI 한·중 반도체지수’와 ‘KRX CSI 한중 전기차지수’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 산업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 15개씩 총 30개로 구성돼 있다. 전기차 지수는 완성차와 2차전지 등 부품 기업 등을 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수익률이 오르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문제 보다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시장에 대한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진 이유가 크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니오(Nio)는 늘어나는 손실과 자금 부족 탓에 중동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한 상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어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며 "중국 증시 자체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있지만, 경기 개선과 정책 완화가 동반돼야 하는 만큼 확신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 유럽연합(EU)가 9월 13일부로 징벌적 관세를 염두에 둔 조사에 착수한 점도 중국 자동차 종목에 대한 투심이 저하되는 이유다. EU 조사 후에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새로운 관세가 매겨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최대 9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2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보급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 BYD보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유럽의 경우 앞으로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중국 자동자 종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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