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2024 대한전문건설협회 신년인사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격려사를 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집행된 SOC예산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신청으로 인해 하도급을 받아 시공하는 전문건설업계가 도산 위기에 빠진 가운데, 전문건설업계가 위기 타개에 나섰다.
9일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은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전문건설업은 수주시장 불균형을 초래한 건설생산체계 개편 개정안을 이끌어낸 자신감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및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안 해결에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 2024년 건설투자·계약액 등 모두 부진 전망
이날 건설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기조 및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등과 맞물려 PF 리스크 공포까지 덮쳐 전문건설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규모가 작은 중소형 건설사는 자금난으로 인해 부도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키스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설기업(종합+전문기업) 총 2712개사가 폐업을 신고해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건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설수주는 -26%, 건축허가는 -25.9%, 착공은 -40.4% 등 모든 지표가 역대급 부진으로 기록됐다.
올해도 전문건설업계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발표한 올해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지난해 대비 3.2% 감소한 119조2000억원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라 전문건설업 계약액이 감소할 것이며, 원도급에 비해 하도급 부진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올해는 철근콘크리트를 중심으로 한 골조 공종의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됐다.
여기에 누적된 비용 상승에 따른 건설공사비 부담,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수주경쟁 심화 등이 더해져 체감 경기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 대비 2.4% 감소한 257조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의 지속적 불안과,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시공의 주체인 전문건설업의 경우 공사비 상승의 부정적 파급효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보증사고 위험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수도권보다는 지방, 대형보단 중소·중견업체 위험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 한덕수 "SOC 예산 신속히 집행할 것"
금융 압박은 있지만 제도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종합건설-전문건설업 상호시장 개방으로 수주불균형이 초래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다. 전문건설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개선책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 요구해왔던 것이 관철됐다.
이에 올해부터 2026년 말까지 3년간 공사예정금액 4억3000만원 미만 전문공사는 종합건설사업자가 수주할 수 없게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또 공동도급을 통한 수평적 상생협력을 이끌어내는 국가공사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적용 특례가 오는 2026년까지 연장됐다.
아울러 하자담보책임 면책요건에 발주자가 제공한 재료의 성질로 인한 하자를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재료를 제공한 경우 하수급인도 하자담보책임 면책이 가능토록 하기도 했다.
전문건설협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정부는 건설산업의 구조개혁에 지속적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다"며 "올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지난해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26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만큼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예산을 집행해 건설시장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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