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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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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시한폭탄] 건설사 부채비율 200% 넘는 곳 수두룩… PF 부실 뇌관 안꺼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09 15:35

태영·신세계, 부채비율 400% 크게 웃돌아



시공순위 19위 코오롱글로벌도 300% ↑



건설사 순차입금 증가세…리스크 노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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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사태가 부채비율 높은 건설사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부동산 PF 부실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사를 중심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78.7%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평가되는데 태영건설은 이미 지난 2020년부터 400%를 웃돌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4분기 기준 276.4%였으나 지난 2020년 487.2%로 급등했고 2021년 426.5%, 2022년 483.5%로 높게 나타났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이 지난 4년 새 급증한 데는 코로나19 이후 낮은 금리 상황에서 PF사업에 지나치게 의존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금리가 인하되면서 확장한 사업들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비용 증가, 리스크 확대를 야기한 것이다. 지난 2017년 대비 태영건설의 부동산PF 규모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 높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보증을 선 게 많다"며 "PF 사업에 너무 의존한 부채 의존적인 경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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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외에도 신세계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 부채비율 3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67.9%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태영건설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265%에서 1년도 채 되지 않아 467.9%로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대구 사업장에 분양 물량이 집중된 점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공사비나 인건비 등이 서울보다는 저렴한 지방에서 사업을 확대해왔다. 특히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대구에서 신세계건설의 주거 브랜드인 ‘빌리브’를 내세운 사업을 잇따라 추진한 점이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현금흐름을 저하시켰고 차입금 규모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시공능력 19위인 코오롱글로벌도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313.0%로 위험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4분기 403%를 기록했던 것보다는 부채비율을 낮췄지만 지난해 1분기 299%를 기록한 이후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건설(233.5%), 동부건설(206.3%) 등도 부채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건설은 지난 2022년까지 170%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200%대로 늘어났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대형건설사들이 50%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시공능력 2위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54.3%를, 시공능력 6위와 7위인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는 각각 47.6%, 57.5%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자재가격 상승과 공사비 증가 등으로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분양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PF 부실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미분양 사업장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역시 PF라는 뇌관이 터지지 않을까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대표 건설사 16곳의 PF대출 보증 규모는 총 28조3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 대비 75% 급증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중 14곳의 총 순차입금도 지난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0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PF대출에 현금 확보를 위해서 차입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오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통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통과되더라도 건설사들이 고삐를 늦출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태영건설 사태가 당장 타 건설사로 확산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유동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부동산 경기가 계속 침체되고 있고 미분양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업황 악화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곳들만 재무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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