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 전망을 좌우할 핵심 물가지표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3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특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2.27%에 달했다. 다우지수의 주간 하락률이 2%를 넘은 것은 작년 10월 말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각각 0.95%, 0.8% 하락했다.
금리 인하 신중론에 힘을 보태는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잇따라 쏟아낸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은 현재 물가 추이라면 올해 금리를 내려선 안 되거나 되레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준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 단 한 차례, 4분기에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한 견해는 오는 10일 공개 예정인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더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연준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연설도 예정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 5일 발표된 핵심 고용 지표인 3월 비농업 고용은 30만3000명 증가, 시장 전망치 2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3월 실업률도 3.8%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으나 전월치인 3.9%에서 약간 낮아졌다.
이날 증시가 상승 마감한 배경에는 투자자들이 강한 노동시장을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 지속과 미국 기업들의 실적 증가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으로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채권시장은 강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려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에 더욱 주목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4.39%를 기록, 연중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에는 핵심 3월 물가 지표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에 이어 물가지표마저 예상치를 웃돌 경우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아예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3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로는 3.7% 상승으로 예측됐다.
3월 CPI는 10일 발표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연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연준 목표치인 2.0%를 향한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헤드라인 연간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3%대에 유지되더라도 근원 부분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돼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11일 발표 예정인 CPI의 선행지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주목을 받는다. PPI는 그간 CPI에 비해 중요도가 낮게 여겨졌으나 최근 몇 달간은 주목도가 크게 올랐다.
시장에서는 3월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근원 PPI는 0.2% 상승이 점쳐진다. 2월 PPI는 전월 대비 0.6%, 근원 PPI는 0.3% 오른 바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달 PPI 상승폭이 완만할 것으로 보이지만 원유, 구리 등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최근 올라 향후 몇 달 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87달러를 넘어 5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가 튀면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흐름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주부터는 1분기 실적 시즌도 시작된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웰스파고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