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결과 거대 야당의 한배를 타게 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서로 견제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권 견제라는 교집합 속에 묶여있지만, 일부 현안을 두고 곳곳에서 미묘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회담을 앞두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으나, 사실상 거절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2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표를 향해 “윤 대통령과 만나기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 달라. 회담 전 야권 대표를 만나 총의를 모으면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회담"이라며 “대통령이 야당 목소리를 듣고자 하면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당 대표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면 되지 않나"라고 했다.
당내에서도 조 대표의 제안에 '굳이 응해야 하나'라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선을 긋는 태도는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구성 추진을 두고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20석을 채우려면 8석을 더 확보하거나 교섭단체 구성 요건이 완화돼야 하는 데 민주당은 계속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교섭단체 구성 요건 변경을 두고 “22대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안이지 않나"라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선 비례대표 선거 결과 텃밭인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에 1위를 내준 민주당의 견제 심리가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작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특검)법',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등 총선 전부터 이미 공감대를 이룬 굵직한 현안이 있는 만큼 양당의 협력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대여 공세 등 선별적 협력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21대 국회 임기 전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자 조국혁신당도 해당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22대 국회 개원 후에는 조국혁신당의 총선 공약인 '한동훈 특검법' 처리에 민주당이 협력할지도 주목된다. '한동훈 특검법'은 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스펙 쌓기' 의혹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 실시를 골자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