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0일 “안보적 시각에서 다뤄야 할 경제 문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컨트롤타워가 되어 경제안보 통합 전략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시스템 정비가 선결과제"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외교부 경제안보외교센터와 한국국제정치학회가 공동 개최한 '제5차 경제안보 외교포럼' 환영사에서 최근 대통령실에 경제 안보를 담당하는 안보실 3차장 자리가 신설된 배경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근래 정치안보적 고려가 기업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주요한 변수가 됐다"면서 “70여개국에서 선거가 열리는 '슈퍼 선거의 해'인 올해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과 같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혁신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취약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높이고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통합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정치권과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의 투명성과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우리의 정책 역량과 실천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외교적 갈등 현안에 대한 협상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는 안보·경제·기술 문제를 모두 다루는 정부 부처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미국과 반도체·배터리·공급망은 물론 인공지능·우주 등 핵심 분야 협의 채널을 활발히 가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과도 지속 소통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저의 중국 방문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경제안보 시대의 민관 협력'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미중간 패권경쟁이 격화할수록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영자 건국대 교수는 토론에서 “인텔리전스 커뮤니티(정보 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나 기업, 민간 싱크탱크 등 정보 수집 기관 사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신속한 정보 수집과 정책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 외교부 안에 경제안보 파트를 강화하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빈 아주대 교수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이후 한국에서 반발이 커지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리스크라는 것은 상시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한일간) 단호하게 얘기할 것은 얘기하면서도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양국의 국익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