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올해만 2조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외국인들이 수익을 얻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연고점을 달성하고 있지만, AI 서버 고용량 디램(DRAM) 모듈 독점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41.05% 상승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20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1거래일 만에 장중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00원(1.46%) 오른 20만1500원이다.
SK하이닉스가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는 배경은 외국인의 매수세 덕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SK하이닉스 주식을 2조5998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8762억원 팔아치웠다. 지난 1월2일부터 5월27일까지 평균 매수 단가도 외국인(16만3579원)이 개인(16만4061원)보다 더 낮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특히 HBM 5세대인 HBM3E까지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을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으로 대표적인 엔비디아 수혜주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2024회계연도 1분기(2∼4월)에 호실적은 낸 점도 SK하이닉스엔 호재다.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 260억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6.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6배, 4.5배 늘어난 것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2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26.7달러(2.57%) 오른 1064.6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송명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최대 고객사용으로 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업계서 가장 높은 수율과 넓은 고객 베이스를 보유한 만큼 당분간 HBM 부문에서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AI 서버 고용량 디램 모듈을 독점해왔고, 올해 HBM 예상 수요량 대비 60%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22만5200원이다. 이달 초 기록한 21만3000원보다 5.41% 오른 수치다. 현재 SK하이닉스의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SK증권이 제시한 28만원이다. SK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직전까지 최고가는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26만원이었다. BNK투자증권은 이달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도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밖에 NH투자증권(21만원->24만)과 유안타증권(21만원->23만원), 한화투자증권(19만7000->21만원)도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올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AI 서버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진행 중인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망 업체인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지속되면서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HBM 3E 시장 진입이 늦어진 경쟁사의 생산량은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