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재의결과 연금개혁 문제를 놓고 마지막까지 극한 대치가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거대 야당의 힘자랑, 입법 폭주 국회, 특검법을 강행처리하고 연금 개혁을 졸속으로 처리하려 한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임기 종료 전 두 가지 숙제는 마쳐야 한다. 용산이 아닌 민심을 두려워 하라"고 맞받아쳤다.
29일 임기가 끝나는 21대 국회 막판,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연금개혁안 처리 시점을 놓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야당을 향해 “수사에 미진함이 있다면 대통령 스스로도 특검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사건을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대통령까지 끌고 들어가 탄핵을 운운하고 장외 투쟁으로 끌고 가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고인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채상병특검법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지더라도 부결시켜 법안을 폐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당론과는 달리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이 4명 나오면서 막바지까지 내부 '표 단속'에 여념이 없다. 추 원내대표는 입장을 담은 편지를 보내며 설득에 총력을 다했고, 의원총회를 열어 채상병특검법 부결 투표를 당론으로 정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 권력의 은폐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지도부가 표 단속을 하는 것에 대해 '수사 방해'라고 규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내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젊은 군인의 억울한 죽음과 권력의 부당한 은폐 의혹을 밝히는 일은 여당, 야당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 대해 표 단속에 나서고 있단 얘기도 들리는데 매우 부적절한 수사 방해이자 표틀막"이라며 “해병대원 특검법은 양심의 문제이다. 국민이 아닌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양심을 속이라고 하는 건 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여야는 연금개혁을 놓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금 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겨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 재차 강조했고, 민주당은 부족하더라도 반걸음이라도 나아가야 한다며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연금개혁은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기에 국민적 합의 없이 졸속 처리하면 거센 저항을 맞게 된다"며 “민주당은 시간에 쫓겨 밀어붙이지 말고, 이틀 뒤 22대 국회에서 진짜 연금개혁 추진에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이 대표는 “모수개혁 처리조차 거부하면서 무작정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자칫 말로만 하고 연금개혁을 하지 말자는 소리와 같은 것"이라며 “(연금개혁을 처리할) 회의 일자로 문제 삼는데 28일 아니면 29일에 별도로 연금개혁을 위한 회의를 해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