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07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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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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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쑥쑥 늘고는 있지만…해결과제 수두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30 07:00

올 4월 현재 수소버스 750대 등 수소차 3만5162대 보급

탑승만족도 높지만 정비인프라·충전소 부족, 가격 및 요금 비싸

청정수소 공급 뒷받침 안되면 수소모빌리티 정책 당위성 잃어

서울 시내를 운행 중인 수소버스.

▲서울 시내를 운행 중인 수소버스. 연합뉴스

수소차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수소승용차뿐만 아니라 수소버스도 현재까지 750대가 보급됐고 올해까지 1000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도 많다. 정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고, 차 가격과 요금도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많다. 더군다나 아직 천연가스를 개질한 그레이수소만 쓰고 있어 친환경성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30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 수소 상용차(버스)는 작년 말 651대에서 올해 4월 말 757대로 106대 늘었다. 월평균 26.5대 꼴이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970대에서 많으면 1000대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소버스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지난 28일 열린 수소모빌리티 보급 활성화 세미나에서 박수응 마니교통·신백승여행사 대표는 “고객 탑승감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총 62대의 수소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버스에 대한 좋은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비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


박 대표는 “현대차가 유일한 수소버스 생산업체이고 정비를 할 수 있는 곳도 유일하다 보니 정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부품 수급이 안돼 두달 간 버스를 세워둔 적도 있다"고 말했다.




차량 가격과 충전 요금도 비싼 편이다. 수소버스 대당 가격은 광역버스의 경우 5억2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 수준이다. 일반 디젤버스 가격은 약 2억원이다. 정부는 수소버스 구매보조금으로 대당 3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기버스 충전요금은 kWh당 202원이고, 수소 충전요금은 kg당 1만725원이다. 평균 전비 및 연비를 감안하면 km당 연료비로 전기버스 252.2원, 수소버스 630.88원이 소요된다. 운송사업자들은 수소버스 보급 활성화를 위해 kg당 2800원가량의 수소 충전요금 보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소 충전소도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수소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전국 수소충전소는 175개소이다. 수소 충전소가 없는 제주도를 제외한 16개 광역자치단체에 평균적으로 11개소만 구축돼 있는 실정이다.


수소버스는 일반적으로 완충 시 450km가량을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충이 안될 때가 많아 실 운행거리는 그보다 짧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 버스 특성상 충전소가 부족하면 그만큼 운행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수소버스를 비롯해 수소차가 풀어야할 가장 큰 과제는 친환경성이다.


수소차는 친환경차라는 당위성을 전제로 정부 보급 정책 및 각종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소차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수소차 자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거의 없지만,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개질하는 과정에서 수소 1톤당 탄소 11톤이 발생한다. 차라리 천연가스 버스가 현재로선 더 친환경적이다.


이런 이유로 해외에서는 수소차 보급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수소경제종합정보포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소차 보급 대수는 2018년 893대에서 올해 4월 현재 3만5162대로 5.5년 동안 39배 늘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2019년 7972대에서 2023년 1만7950대로 4년간 2.3배 늘었고, 같은 기간 일본은 3608대에서 8014대로 2.2배, 독일은 181대에서 1875대로 10.4배 증가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올해 1~4월 수소차 수출대수는 36대로 작년 동기보다 83.6% 감소했다.


다만 중국은 수소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은 작년에만 수소차 5600대가 늘어 누적 보급 대수는 1만7800대 수준이다. 중국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치로 청정수소 생산이 뒷받침되고 있다.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수소차 보급 정책에 미련을 버리고 전기차 보급에 더 노력하는 것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기후 및 에너지 전문가는 “잉여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생산한 수소는 수송용으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장거리 운행과 고출력이 필요한 상용차는 전기보다 수소가 유리하다"며 “다만 수소경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청정수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수소모빌리티 정책도 친환경성에 입각해 짜여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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