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주주환원 기조를 강화한 가운데 정부가 최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통신사들이 중장기 주주 이익 정책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통신주는 최근 들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 주가는 오후 1시 기준 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고점이었던 지난 3월 27일(5만4100원)보다 4.81% 내렸다. KT는 3만6300원으로 지난달 24일(4만2200원) 대비 13.98% 하락했다. LG유플러스는 9720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이동전화 매출액 감소 전환이 점쳐지고 있는 데다 물가 상승 여파로 인한 인건비 및 제반 경비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통신 3사가 매출과 수익성 성장은 둔화했어도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어 투자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다음달 구체적인 중기 주주 환원 정책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가가 단기적으로 10~20% 가량 상승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6~7월에는 사실상 악재가 소멸되고, 단기 호재가 부각될 수 있어 '반짝'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말부터 차세대 요금제 출시 등으로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며 투자가 증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통신사들이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통신 3사는 최근 배당 절차를 개편하고 '선배당 후배당일' 제도에 동참했다. SK텔레콤과 KT는 올해 1분기 각각 830원, 500원의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LG유플러스는 반기 배당으로 6월과 12월 2차례의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KT가 최근 총 1789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SKT와 LG유플러스 역시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주주 환원 요구가 커진 데다가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맞물리면서 통신 3사의 주주환원 강화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통신사들이 수익성 확대를 위해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주가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통신업계는 본업인 유·무선사업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침체됨에 따라 비통신 영역 진출을 늘리고 있다. SKT와 LGU+는 다음달 중 통신 특화 '글로벌 텔코 LLM'과 '익시(ixi)'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사업 성과가 이들의 주가 희비를 가를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AI와 더불어 사물인터넷(IoT)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며 “트래픽 증가에 대비한 네트워크 투자 이후 요금인상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요금 인상 규제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서비스에는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했던 과거로 볼 때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짚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 역시 변수로 꼽힌다. 21대 국회에서 단통법 폐지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설령 폐지돼도 보조금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제4이동통신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등 신중론으로 돌아서면서 규제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통신 3사 모두 지난 1분기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경쟁 심화로 인한 낙전수익이 감소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통신사의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가 증가될 때까지 강도 높은 요금 규제를 유지할 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상승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며 “전환지원금이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규제 이슈란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