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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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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 직감했나… 셀리버리 ‘70% 손실’ 확정 CB 전환 이어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6 14:46

전환청구기한 임박해 일부 CB주식 전환

사채권자 손실 감수한 이유?…‘한푼이라도’

셀리버리 CI

▲셀리버리 CI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 코스닥 상장법인 셀리버리의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했다. 보유 중인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선 것이다. 향후 셀리버리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본 투자자들의 결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셀리버리의 제2·3회차 CB 중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지난 14일 제2·3회차 CB 일부에서 전환권이 행사된 뒤 19일과 21일 연이어 전환권이 행사됐다. 전체 액수로는 약 68억 규모며 행사가격은 2회차 CB는 2만3925원, 3회차 CB는 2만2350원이다.


해당 CB는 모두 지난 2021년 10월에 발행한 사채다. 제일건설과 대덕자산운용, 이아이피자산운용, 이케이자산운용, 티엘자산운용, 푸른자산운용, 유나이티드파트너스자산운용, 제이씨에셋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전체 규모는 350억원이었다.


셀리버리에 따르면 해당 CB는 전환권 행사 만기일이 오는 10월 15일이지만 사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오는 28일로 변경한 상태다.




현재 셀리버리의 주가는 6680원에 거래 정지 중인 상태다. CB 투자자들은 이번 주식 전환으로 70%가 넘는 손실을 확정하는 셈이다.


손실을 감수하면서 전환권이 사라지기 직전에 일부라도 주식 전환에 나서는 것은 향후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 과정에서 일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CB를 발행할 당시 셀리버리의 주가는 고점을 찍은 뒤 하향하는 추세였다. 2021년 한때 10만원이 넘는 주가를 기록했다가 3분기 들어 3만원대로 내려왔던 상태였다.


이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CB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을 볼 수 있던 구간이다. 하지만 이후 셀리버리의 주가는 연일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2022년 3분기가 되자 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에 셀리버리는 사채권자와 협의해 해당 CB를 다시 사들이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3월 결국 회계감사 결과 자본부족 등의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아 거래가 정지되면서 회사의 재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CB의 만기전 취득공시는 지난해 10월이 마지막이다. 셀리버리는 지금까지 총 108억원 규모의 CB를 재매입했지만 242억원 규모의 CB는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다.


손실이 확정되는 구건이지만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보통 회사의 전망이 극도로 안좋을때 나온다. 채권의 경우 채무불이행 등으로 기간이익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지만 주식이라면 시장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엔케이맥스의 경우 제13회차 CB 투자자들이 지난 2월 주당 5000원 가량의 손실을 감수하고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EDGC도 제7회차 CB에서 주당 1500원의 손실을 감수한 CB의 주식전환이 진행됐다. 두 종목은 모두 3월 감사보고서 이슈로 현재까지 거래정지된 상태다. 위기를 감지한 투자자들의 손절이 이뤄진 것이다.


셀리버리 CB투자자들도 거래재개보다는 향후 정리매매를 노리고 일부라도 주식전환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부터 연속해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던 셀리버리는 주주들과 경영진의 갈등이 깊은 종목이다.


한 셀리버리의 주주는 “대표 등 임직원의 잘못된 결정이 이어지면서 결국 회사가 큰 위기에 빠졌다"며 “CB 투자자들의 이번 결정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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