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 주가가 하반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동통신 3사의 추가 주주환원책 발표와 인공지능(AI) 수익화 기대감이 겹치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25일까지 각각 0.58%, 1.78%, 0.9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89%)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 주가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 기대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의 PBR는 약 1배, KT와 LG유플러스의 PBR은 0.5배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단 전망이 우세하다. 이동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비통신 분야에 대한 수익화가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올해 AI 인력 비중만 전체의 40%를 투입한 상태다. KT는 통신 및 미디어와 AI를 접목하는 AICT(AI+ICT)를 진행 중이다. KT는 이달 '오픈 AI' 투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았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와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하반기 공식 인스타그램에 '익시(ixi) 챗봇'을 적용하고, 세로형 숏폼 콘텐츠인 릴스 제작을 지원한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생성 AI 관련 매출이 본격 창출되고 IT서비스 성수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 모멘텀 부재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확인된다면 주가 상승 모멘텀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통신 3사 실적이 올해도 개선되긴 힘들겠지만, 주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KT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5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239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 줄어든 수준이다.
이동통신 3사가 하반기 구체적인 주주이익환원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저점 매수 시기란 의견도 있다. 이동통신 3사 주가는 전통적인 배당주인 만큼 배당수익률 증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동통신 3사의 약점으로 꼽히는 외국인 수급도 하반기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 24일부터 6월25일까지 SK텔레콤 주식을 457억원 팔아치웠다. 이 기간 LG유플러스와 KT 주식도 각각 70억원, 337억원을 순매도한 상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좋진 않지만,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현재 시점에서 저점 매수를 권한다"며 “외국인 매수 한도에 대한 수급적인 약점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내년 요금제 개편 수혜 기대감과 배당 기대감이 더해지면 수급 개선과 상승기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