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주가 고공행진하며 추가 상승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부진하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기업 중 중화권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실적 적자와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26일까지 각각 19.31%, 2.31% 하락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K-화장품' 중·소형 화장품주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실제 스킨앤스킨과 실리콘투, 토니모리, 에이피알은 지난 한 달 간 각각 58.36%, 32.28%, 27.39%, 13.49% 급등했다.
이는 올해 중국 화장품 사업 적자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수출량에서 중화권 비중이 가장 높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1분기 해외 매출 가운데 중화권 매출 비중은 각각 42%, 44%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중국 매출 비중은 작년 4분기(39%) 대비 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1502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1502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대비 5.15%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48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3380억원, 영업적자는 208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점이 있는 소비재 기업에 수급이 쏠린 점도 대형 화장품 종목엔 부정적이란 평가다. 미국 외 다른 서구권 국가에서도 한국 중저가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수급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면세 부문에서 기업 간 거래(B2B) 채널 축소로 인한 타격도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대형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밖에 없다"며 “LG생활건강의 경우 면세 B2B 채널 축소 영향을 이유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980억을 기록, 매출 규모 축소에 따른 화장품 사업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국 경기 회복이 확인될 때까지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 주가가 상승하려면 중국 경기 회복이 필요한데,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구매 수요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이외 국가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중국 경기와 화장품 산업이 되살아난다면, 추세적인 주가 회복도 기대해볼만 하단 의견도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면세와 이커머스 채널 확장에 따른 성과가 기대되는 데다, 소비 개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화장품 섹터 전반 주가가 크게 상승해 대형 화장품 종목의 상대적인 재평가 여력도 존재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