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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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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참사’ 바이든·트럼프 토론, 본인부터 “걷고 말하기 잘 못하지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9 07:45
미 대선 토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미 대선 토론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첫 후보 간 TV 토론에서 81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초대형 참사'에 가까운 완패를 당했다.


당장 토론이 끝난 직후부터 현직 대통령을 향한 후보 교체론까지 거세게 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일축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실내 유세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오직 하나의 이유로 왔다"면서 “나는 11월(대선)에 이 주에서 이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했다.


이어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는 전날 TV 토론 후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된 '중도하차론'을 일축, 후보 교체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에서 맥락에서 벗어난 발언을 하고, 지속적으로 말을 더듬는 등 모습을 보여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끌려다녔다.


가령 바이든 대통령이 목이 쉰 듯한 소리를 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가 문장 끝에 무슨 말을 했는지 정말 모르겠고 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결국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퇴치했다"라는 '의미 불명' 발언을 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이 말한 대로 그는 메디케어를 망쳐버렸다"고 조롱했다.


이에 정견 사이 우열보다는 '대화 가능' 여부가 기준이 돼 버린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도중 입을 벌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대형사고"라고 평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사소통은 명확하게 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습과 비교했다.


이런 혹평을 의식한 듯,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내가 젊은 사람이 아님을 안다"며 “과거만큼 편안하게 걷지 못하고, 옛날만큼 술술 말하지 못하고, 과거만큼 토론을 잘하지 못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내가 아는 바를 확실히 알고,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를 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잘못된 일과 옳은 일을 구별할 줄 알고, 이 일(대통령직)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알며, 일을 어떻게 완수할지를 안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수많은 미국인이 그렇듯,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남을 안다"고 역설했다.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으로 인한 건강과 인지능력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노타이에 셔츠 단추를 2개 푼 채 연설에 임했다.


연설 도중에는 잇달아 목소리를 높이며 열정을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 사람(트럼프)과 달리,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맞설 것이다. 미국은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누구에게도'(No one)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이에 청중들은 “4년 더"를 외치며 환호했다.


바이든 대선캠프 공보 담당인 마이클 타일러도 이날 뉴욕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 기내 브리핑에서 '후보 교체론'에 대해 “그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주당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을 후보로 뽑았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고령 우려와 관련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81세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이기 때문에 나이는 이번 선거에서 차별화가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축제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서 가진 유세에서 “우리는 어제 나라를 망친 사람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고 다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보 같은 조 바이든은 한 주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토론 준비를 위해 사용했는데, 너무나도 열심히 공부한 나머지 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바이든 대통령 퇴진론'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어젯밤 토론을 보고 바이든이 물러나야 된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주지사)은 주지사로도 출마하기 어려운 인물이고,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아예 논외 인사"라며 “미셸 오바마도 거론하는데 그 역시 여론조사가 끔찍하다. 바보 같은 조가 제일 인기 있다"고 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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