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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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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전세계 거물급 정치인들 겨냥한 과거 사례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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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선거 유세 중 발생한 총격에 긴급히 대피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도중 피격돼 다치는 일이 벌어지면서, 거물급 정치인을 겨냥한 과거 총격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선 1980년대까지도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암살이나 암살 시도가 드물지 않게 이어졌다.


1865년 제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이 워싱턴DC의 한 극장에서 남부 출신의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탄에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암살된 대통령만 네 명에 이른다.


1881년에는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가 정신질환자의 총에 맞아 숨졌고, 1901년에는 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가 무정부주의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 사례는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자동차 퍼레이드를 하던 중 리 하비 오즈월드에게 저격당해 사망한 것이다.


암살 시도 사건도 적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1981년 워싱턴 시내에서 정신질환을 지닌 남성이 쏜 총탄을 가슴에 맞았으나 응급 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다. 28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도 연설 중 총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뒤 38대 대통령이 된 제럴드 포드는 살인마이자 사이비 교주인 찰스 맨슨의 추종자 등에게 2년여간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겪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지구촌을 뒤흔든 전·현직 정상들을 겨냥한 공격도 잇따랐다.


2022년 7월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사제총기로 쏘아낸 총탄에 맞아 사망,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이에 앞서 2021년 7월에는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침입자들의 총탄에 살해됐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5월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가슴과 복부에 세발의 총탄을 맞아 중상을 입고 회복 중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작년 4월 15일 와카야마현 유세 현장에서 폭발물이 투척되는 테러를 당했으나 다행히 폭발 전 몸을 피해 다치지 않았다.


2022년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겨냥해 괴한이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고, 같은해 11월에는 임란 칸 파키스탄 전 총리가 유세 중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광장에서 선거 운동 도중에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가벼운 부상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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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사진=연합)

국내에서는 총격은 아니지만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 직전 괴한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2일 부산 방문 도중 습격범이 20∼30cm 길이 흉기를 들고 목 부위를 공격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도심인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국회의원 배현진이 맞느냐'고 물으며 다가온 10대에게 돌덩이로 여러 차례 머리를 공격받아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2년에는 3·9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유튜버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이 있었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이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cm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는 '커터칼 피습' 사건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와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 정치인은 직업 특성상 늘 피습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정치의 양극단화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과 대척점에 선 상대를 향한 혐오 정서가 갈수록 커지면서 이런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관련, “한국에서도 최근 몇 년간 진영 간 혐오가 깊어지며 정치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치적 폭력과 혐오는 숙의와 대의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무너뜨려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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