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차 태아 낙태 주장 영상에 대해 경찰이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36주면 자궁 밖으로 나와 독립생활이 가능한 정도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일반적인 낙태 사건과는 다르게 무게 있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낙태 관련 전통적인 학설과 판례는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경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궁 안 또는 자궁 밖 사망 등 여러 태양(형태)에 대한 종합적 사실 확인을 거쳐 적용 법조와 죄명을 보겠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낙태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사실 확인을 거쳐 복지부에서 고발한 것 같다"며 “일단은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수사가 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20대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유튜브 채널에 임신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에 “사실상 살인이다", “의사가 양심을 판 것이다" 등 비판이 나왔고, 한편으로는 “A씨의 낙태 영상이 사실이 아닌 '주작'(거짓으로 꾸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이날 A씨와 수술 의사 B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법원 판례를 참조해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낙태는 형법상 낙태를 하게 한 임신부나 낙태를 한 의사 모두에게 불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4월 관련 조항에 헌법불합지 결정이 내려지며 낙태죄가 없어져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말까지 결정을 반영한 대체입법을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록 관련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규정은 형법으로, 모자보건법 시행령(15조)은 임신 24주 이내에만 낙태 수술을 허용하고 있다.
또 모자보건법(14조)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임신 유지가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낙태 수술 허용 사례를 규정하고 있다.
낙태 허용 기준을 두고서는 그동안 학계와 정부, 국회 등에서 임신 14주, 임신 24주, 전면 허용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입법 공백이 계속되면서 낙태 여성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