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P/연합)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 둔화세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깜빡이'가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려 관심이 쏠린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1분기에는 추가적인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지난주 발표된 통계를 포함해 2분기의 최근 3개월 지표는 어느 정도 확신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노동시장 열기가 식어가자 우리는 두 책무(물가 안정, 완전 고용)를 살펴볼 것"이라며 “이 둘은 훨씬 나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점에 비해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예상 밖으로 둔화될 경우 연준이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1%로 전월치이자 시장 예상치였던 4.0%를 상회했다.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CME 페드와츠에 따르면 한국시간 16일 오전 37분 기준,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9월에 현재 수준인 5.25~5.5%에 유지될 가능성을 0%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24.4%에 달했다.
네이션와이드 뮤추얼 인슈어런스의 캐시 보스트잔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말로 부정적인 데티어가 나와야만 연준이 9월에 0.25%포인트 금리인하 경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넣고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연준이 이달에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신 실업과 인플레이션 수치를 봤을 때 연준의 정책금리 중간값이 4%로 떨어졌음을 의미한다"며 “고무적인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파월 의장의 증언 등을 관측했을 때 금리인하가 빠른 시일 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이 이달 30~3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이유로는 데이터가 명확하기 때문에 금리인하 시기를 미룰 필요가 없다며 금리인하가 확실해진 상황이 왔다면 9월 FOMC까지 7주나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하치우스는 또 인플레이션 재반등 가능성을 언급하며 “9월 금리인하 당위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달 금리가 인하되면 이런 위험을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이유로는 정치적인 요인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대선 마지막 두 달엔 금리인하를 피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9월에 금리를 못 내린다는 뜻은 아니지만 7월 인하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국 투자자문사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회장은 올해 금리인하가 너무 빠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경제가 계속해서 잘 나가기 때문에 (인하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올 하반기엔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물가 상승과 노동시장이 둔화세로 돌아섰다는 내용에 반박하는 것이다.
그는 특히 연준의 중립금리가 현재 약 4%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과열되거나 침체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하도록 하는 금리수준을 뜻한다. 연준은 사실상 중립금리로 볼 수 있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연 2.8%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