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 안팎 후보 사퇴 요구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르는 모양새다.
'악재' 시작이었던 토론 참패에도 바이든 대통령을 지켰던 지도자급 인사들마저 연이은 악재에 결국 사퇴 압력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몇몇 사람들이 그가 대선에서 질 수도 있다는 점, 당내 분출 요구를 수용키 위해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 안팎에서 점점 더 많은 수 지지자가 등을 돌리는 기류를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결심은 결국 '시점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현실은 자명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의 승계자로 추인하는 성명을 곧 발표해도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핵심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가중하는 당 지도부 사퇴 압박과 친구들 설득으로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을 부통령으로 기용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과 수십년간 정치 여정을 해온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마저 심상찮은 기류를 노출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한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이후에도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켜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WP는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 대선 레이스 하차를 조만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시간이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지난 13일 델라웨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대통령으로서 남긴 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다소 순화된 표현으로 동일하게 사퇴 건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런 기류는 지난 TV 토론 참패에서 시작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재감염을 거치며 거의 굳어지는 분위기다.
확진된 대통령을 대신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전 전면에 나선 상황이지만, 홀로는 체급이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당내 경선을 통해 대의원들 압도적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당에서 강제적 후보 박탈은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공개 압박 외에도 물밑 설득 등으로 명예롭게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유도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미 이 과정에 '불법', '불명예' 프레임을 걸며 갈라치기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폴리티코 대담에서 관련 움직임을 “뒷방에서 몇 명이 모여 그들의 후보자를 투표용지에서 몰아내는 마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당에서 뽑힌 후보인데, 그들이 이른바 위대한 전통과 최소한 몇몇 주의 법을 위배하지 않고 이런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