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딸이 아버지 자금으로 한 각종 투자로 거액 차액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후보자 딸은 아버지 자금으로 산 비상장주식을 다시 아버지에게 팔아 약 63배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 후보자가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딸 조모(26)씨는 만 19세였던 2017년 매수한 주식 400주를 작년 5월 아버지에게 매도했다.
2017년 600만원이었던 해당 주식은 3억 8549만 2000원 가격으로 되팔렸다. 이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 시가에 따랐다고 밝혔다.
해당 주식은 조씨가 2017년 아버지 추천으로 총 1200만원에 매입한 화장품 R&D 기업 A사 지분 800주 절반이다.
당시 조씨는 구입 자금 중 400만원은 자신이 냈고 800만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
시세차익을 크게 보면서 양도소득세도 7800만원가량 발생했는데 이 양도소득세도 아버지가 증여해준 돈으로 냈다.
그 증여에 따른 증여세도 아버지가 내줬다.
결론적으로 자기 돈 400만원 외 매입자금과 각종 세금을 아버지 도움으로 충당해 3억 8000만원을 번 셈이다.
허영 의원은 “이런 행태가 상류층에게는 일상적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항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괴리감 내지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조씨 A사 주식 양도소득 규모가 당초 이 후보자 측 해명으로 알려진 것보다 많았던 이유도 아버지 자금을 통한 투자와 관련있었다.
조씨는 2022년 8월 재개발 구역 한 다세대 빌라를 구입하면서 아버지로부터 2억 200만원을 빌렸는데, 이를 변제하기 위해 A사 주식을 아버지에게 넘긴 것이다.
조씨 부동산 매매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 이 후보자 측은 자금 출처에 대해 “2억 200만원은 후보자 배우자로부터 차용해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사 주식) 400주를 후보자 배우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위 차용금을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조씨 양도소득이 2억 200만원으로 보도됐고, 이 후보자 측에서도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전체 양도소득은 3억 8000만원대였던 것이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에는 후보자 장녀의 부동산 취득 관련 보도가 이뤄진 적이 없어 부동산 취득 경위와 자금 출처를 개략적으로 설명해 드렸다"고 해명했다.
또 “장녀의 정확한 차용 금액이나 주식양도 금액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지는 않았는데 그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이 후보자 측은 “일부러 축소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오해가 발생한 부분이 있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 측은 당초 밝힌 2억 200만원 외에도 부동산 매수에 든 부대비용을 내기 위해 조씨가 아버지로부터 1억 1000만원을 추가로 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A사 주식을 판 돈으로 이 돈도 한꺼번에 갚았다고 설명했다.
차용금을 모두 갚고 나니 잔액이 6200만원에 불과해 아버지가 양도소득세를 증여해 대신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후보자 측 해명이다.
이밖에도 조씨는 만 8세이던 2006년 아버지 돈으로 B사 주식 117주를 305만원에 매입했다.
이 주식을 작년 11월 4162만원에 매도해 약 13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뒀다.
B사는 조씨 아버지 친형이 운영하는 회사로 당시 경영권 분쟁을 겪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 조씨도 주주로 참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위법 사항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고위 공직자 후보자가 편법에 가까운 수단으로 어린 자녀에게 거액을 물려줬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영 의원은 “공직자, 그중에서도 사회 정의의 기준을 제시할 대법관으로 임명을 앞둔 후보자의 경우 '법'보다 엄정한 '도덕'의 기준으로도 흠결이 없어야 함을 검증 과정에서 분명히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