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본격 등판 전부터 심상찮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이 양자 가상대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018명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4%,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를 기록했다. 격타는 오차범위(±3%p) 내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이달 1~2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p 우세했고 15~16일 조사에서는 양측이 44% 동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캠패인은 고사하고 러닝메이트인 차기 부통령 후보조차 지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고 있는 성적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의 양' 뿐 아니라 '지지율의 강도'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2%, 트럼프 전 대통령은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8% 등을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다자 가상대결 오차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결국 외부 변수에 의한 지지층 이탈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제기했던 '고령 프레임'도 부메랑이 되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 56%는 해리스 부통령(59)에 “정신적으로 예리하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했따.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78)에는 49%만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고령 논란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81)은 22%만 정신적으로 업무 능력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자본 시장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효과를 봤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삐걱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해리스 결집' 현상 자체는 긍정하고 있다.
다만 동시에 자신들의 선거 전략으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치는 상황이다.
이날 트럼프 캠프가 언론에 공개한 '해리스 허니문'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 캠프 여론조사 담당자 토니 파브리지오는 “해리스에 대한 주류 언론 보도는 대부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민주당 및 민주당 진영 일부를 활기차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것은 해리스의 지지율이 올라가거나, 아니면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는 여론조사를 보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명히 짚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여론조사가 변화하고 해리스가 당 지지기반을 더 공고하게 할 수 있으나 그가 누구인지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니문은 끝나고 유권자들은 다시 바이든의 부조종사로서 해리스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사실상 '아웃'시킨 계기인 TV 토론 카드를 재차 쓸 태세다.
토론 활약으로 건재함을 과시해 자신으로 돌아선 고령 프레임을 희석하고 '바이든=해리스' 프레임을 띄울 계기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해리스와 토론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들(바이든과 해리스)은 똑같은 정책이기 때문에 그도 (나와 토론하고 나면)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