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DB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발생한 홍콩 H지수의 급락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4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ELS 발행 및 상환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ELS 발행금액은 18조3279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8997억원) 대비 16.3% 감소했다.
직전 반기(40조9300억원) 대비로는 55.2% 줄었으며 발행 종목 수도 5680종목으로 전년 동기(7767종목) 대비 26.9% 줄었다.
ELS 미상환 발행잔액은 50조7457억원으로 전년 동기(66조2311억원) 대비 23.4% 감소했다. 이는 직전 반기(67조1352억원)와 비교해 24.4% 줄어든 수치다.
ELS 미상환 발행잔액은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ELS의 총 금액이다. 이 수치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ELS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했다는 의미다.
기초자산 유형별로는 해외 및 국내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가 전체 발행금액의 50.4%(9조2431억원)를 차지했다. 국내 및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는 8조236억원으로 43.8%를 차지했다.
주요 기초지수별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유로스톡스(EURO STOXX )50을 포함하는 ELS가 각각 6조4077억원, 5조8765억원 발행돼 직전 반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코스피 200을 포함하는 ELS도 7조5745억원 발행되어 직전 반기 대비 25.0% 감소했다.
발행회사별로는 상위 5개 증권사(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가 전체 발행금액의 53.7%를 차지했다.
한편, 상반기 ELS 상환금액은 34조8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으나, 직전 반기 대비로는 12.7% 감소했다. 상환 유형별로는 만기상환이 49.8%, 조기상환이 45.1%를 차지했다.
ELS 시장의 급감 원인으로는 홍콩 H지수의 급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손실이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재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는 얘기다. 이는 ELS 발행량 감소로 이어졌으며, 특히 홍콩 H지수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 올해 초 홍콩 H지수가 5000포인트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H지수 기초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1~2월에 손실이 확정된 금액만 1조2000억원 규모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홍콩 ELS 판매 과정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점도 확인되면서 시장 위축이 빨라졌다.
금감원은 홍콩 H지수 ELS의 손실로 인해 투자자 손실 배상 기준을 강화했으며, 이는 ELS 발행사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규제 강화도 ELS 발행 감소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홍콩을 중심으로 한 경제 불확실성과 투자 심리 위축으로 ELS 시장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며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ELS 발행 추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