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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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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급락세 지속, ‘역대급 엔저’ 끝?…일본은행·연준이 분수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2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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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환율(사진=로이터/연합)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최근들어 급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가자 역대급 엔저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는 물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엔/달러 환율 전망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20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56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은 이달초 달러당 161엔 후반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만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마자 158엔 수준으로 급락하더니 2주에 걸쳐 지금까지 하락세를 추가로 이어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에만 5% 가량 떨어졌다.


이처럼 엔화가 이달들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배경엔 엔화 가치 부양을 위한 일본 당국의 시장개입, 헤지펀드들의 엔화 매도 포지션 축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요인들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조달해 매도한 자금으로 고금리 통화를 운용하는 기법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나타난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위 리앙 창 거시경제 전략가는 “미국 기술주 매도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고 엔화 숏 포지션이 여전히 투기적 단계인 상황 속에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미야이리 유스케 외환 전략가도 “2주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지금은 이를(캐리 트레이드) 완전히 잊은 채 청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투기 세력들도 엔화 약세 베팅을 축소시키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헤지펀드들이 1주일 동안 축소한 엔화 순 숏포지션의 규모가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도 엔화 약세에 대한 베팅을 1년 만에 가장 많이 줄였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안드레아스 코에니그 글로벌 외환 총괄은 “엔화가 좀 더 매력적일 것 같아서 숏 포지션을 줄였다"며 “최근에도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을 목격하면서 엔화 숏 포지션을 보유하는 데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조만간 통화 완화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엔화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인지, 또는 본격적인 추세 전환인지에 대한 여부는 다음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OJ 워처(일본은행 통화정책 분석가)의 90%는 일본 기준금리가 이달에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창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이어 다음 주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엔화 약세론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행의 7월 회의를 앞두고 엔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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