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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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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젠 해리스 부모 핏줄까지 ‘충격 조롱’했지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3 04: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맞붙게 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모 인종을 겨냥한 인신공격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자극적 발언은 잠깐 '반짝 관심'을 끌 뿐 공화당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몇 년 전 갑자기 흑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날인 1일에는 트루스소셜에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해리스 부통령 사진을 올리고 “인도 혈통에 대한 당신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고 조롱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이 인종이 다른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점을 네거티브 소재로 또다시 꺼내 든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흑인 명문대학인 하워드대를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번 대선에 함께 뛰는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도 부통령이 편할 때 정체성을 바꾸는 카멜레온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팀이 준비한 메시지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 선거팀 목표를 불법 이민과 인플레이션을 부각해 해리스 부통령을 이긴다는 전략으로 소개했다.


다만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48시간 동안 이런 메시지에서 벗어나 인신공격이라는 더 익숙한 영역으로 반복적으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논란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 민주당 대선 후보 하차 이후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페인에 쏠렸던 스포트라이트를 낚아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새로운 버서리즘(Trump's new birtherism)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이 “이미 박빙의 레이스로 마음이 어지러운 공화당원들에게는 악몽(nightmare)"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동층 마음을 떠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서리즘'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을 말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정치적 부상은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적법한 지위에서 끌어내리려는 수년간의 운동과 함께 시작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인종 정체성을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공격 포인트로 삼아왔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초 공화당 경선에서도 라이벌인 인도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 대해 출생 문제를 지적했다.


태어날 당시 부모가 미국 시민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거짓 주장이다.


악시오스는 공화당원들이 해리스 부통령 인종 정체성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 공격이 부동층을 떨어져 나가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상원의원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AP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도 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피부색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루미스 의원이 이번 선거에 인종과 정체성에 대한 수사(레토릭)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여러 의원들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 인종 문제를 건드렸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공화당 내부 분석 결과도 나왔다.


AP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여론조사원 프랭크 런츠는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발언 뒤 부동층 유권자 그룹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별 관련 비판론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취약점이 될 수 있는 반면, 인종에 기반한 공격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부동층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제 “아무도 (인종에 기반한)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NBC방송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때 얻지 못했던 흑인 무슬림 단체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흑인무슬림리더십협의회기금(BMLCF) 지지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에 적극 목소리를 내온 것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와 입소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 43% 지지율,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였다.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7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과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 등 4개 주에서 앞서 기세를 올렸다.


이런 분위기에 선거 자금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7월 3억 1000만달러(4226억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달 1억 3870만달러(1891억원)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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