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락했다. 예상치를 상회한 미국의 실업률 등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국내·외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했고, 코스피는 2700선이 무너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이 금리인하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매도보다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 하락한 3만9737.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4% 내린 5346.56, 나스닥 지수는 2.43% 급락한 1만6776.1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미 지난 1일에도 다우지수는 1.21%,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84%, 2.30%가 빠진 바 있다.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큰 약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미국의 실업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매도 심리 유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7월 실업률이 전달(4.1%)보다 0.2%포인트 늘어난 4.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10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작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46.8을 나타냈다. PMI가 50 이하면 경기 위축 시그널로 읽힌다.
여기에 인텔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고, 미국 반도체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반도체 수요 증가를 이끌었던 AI 분야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며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장 대비 5.18% 하락한 4607.8로 마감했다. 전날에도 7.14% 하락한 4859.6을 기록하며 2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인텔 주가는 26.06% 내린 21.48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 주말 1.78% 내린 107.27달러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국내 증시도 '시계 제로' 상태다. 미국 증시 영향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4.21% 하락한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약 10% 하락해 17만3200원까지 내려왔다. 이외 DB하이텍,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업종 관련주들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내 증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이 부진하자 코스피 지수도 3.65% 내린 2676.1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7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6월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단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식 비중 축소보다는 확대를 권하고 있다. 시장의 우려가 지나쳐 전체적인 증시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700선을 하향 이탈하며 경로 변경이 불가피하지만, 현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추격 매도 실익은 없다"며 “외국인 선물 매도는 정점에 달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절반 이상 진행됐다. 단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비중 유지·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란 전쟁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만일 유가가 현 수준에서 급등할 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쟁 리스크를 제외한다면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맞춰진 후 주가는 상승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주에 대해서도 안심하라는 의견이 대세다. 인텔을 제외한 빅테크 기업의 실적이 대부분 양호하며, AI 관련 투자도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나 연구원은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는 투자자의 눈높이가 높았다는 점을 제외하고 양호했다"며 “빅테크의 자본 지출도 확대되는 추세이고 한국 반도체 수출도 호조라는 점에서 반도체 및 IT 하드웨어 업종의 비중은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