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연합)
미구발 경기침체 공포감이 증폭되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비트코인 시세마저 휘청이고 있다.
5일 가상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9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89% 급락한 5만27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6만달러선을 웃돌았던 비트코인이 하루만에 5만2000달러대까지 추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지난달 29일 7만 달러선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1주일 만에 시세가 24% 가량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5만2000달러대를 보였던 적은 지난 2월이 마지막이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24시간 대비 21% 가까이 폭락한 2319달러를 보이고 있고 솔라나(-16.24%), 리플(-15.2%), 도지코인(-15.68%), 카르다노(-15.35%)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낙폭은 과거 'FTX 파산' 사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 경체매체 CNBC는 코인게코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가상화폐 시장에서 2700억달러가 증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자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위축된 투자심리가 비트코인에도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개월 만 가장 큰 규모의 자금유출이 일어났다.
여기에 중동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 고조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식통은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해 대응을 만류하는 주변 아랍국들의 요청을 이란이 묵살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측은 지난 3일 아랍국가 외교관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이 '전쟁을 촉발해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 영향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타격을 덩달아 입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에버그린 그로스의 헤에든 휴즈 가상자산 투자 총괄은 “엔/달러 환율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의 헷징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40엔을 보이고 있다. 장중에는 142.6엔대까지 하락했었다. 엔/달러 환율이 142엔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1월 초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례적인 엔화 약세로 지난달 초순에 161엔대까지 치솟았으나, 불과 한 달 만에 20엔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이 비트코인 매수 기회라고 이을 모은다. 경기침체 공포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숀 패럴 디지털자산 전략 총괄은 “덜 제약적인 통화정책 전망은 실제 암호화폐에 호재"라고 주장했다.
라이트닝 벤쳐스의 쿠시부 쿨라 파트너는 “증시 전반의 폭락으로 패닉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화폐 하락세는 좋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