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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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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약세장, 인버스·채권 ETF ‘전성시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6 15:38

8월 들어 코스피 -8%대 약세에 인버스 ETF 흥행

단기 반등에는 주의…증권가 “코스피 낙폭 과도”

글로벌 국채 금리 하락해 관련 ETF 수익률도 상위권

코스피, 2,500대 회복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증시가 어려워도 살아남는 종목은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는 인버스·채권형 상품이 그렇다. 이날 코스피가 강세를 띠며 수익률이 다소 줄었지만, 인버스 ETF는 여전히 지난주부터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채권형 ETF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수혜를 정면으로 받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30% 오른 2522.15에 마감했다. 상승장이었지만 투자자들의 얼굴은 어둡다. 이달 내내 있었던 '폭락'에 의한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8월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무려 -8.97% 하락했으며, 전날 하루에만 -8.77%가 바진 바 있다. 월초 2800선을 바라보던 지수는 며칠 새 2400대까지 추락했다가 이날 간신히 2500대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들의 기세가 높다. 8월 들어 이날까지 증시에 상장된 876개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차지한 것은 코스피200 선물 지수를 2배 역추종하는 '200선물인버스2X'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에서 취급하는 5개 종목이 1~5위를 나란히 차지했으며, 수익률은 20% 내외를 기록했다.


이외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를 1~2배 역방향 추종하는 다양한 인버스 ETF들도 제각기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단 이번 증시 조정세가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보이는 만큼 인버스 ETF의 득세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오며 증시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할 경우 그만큼 인버스 ETF의 손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코스피·코스닥의 최근 폭락이 과도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과도할 정도로 하락해 단기 반등을 기대해 볼만하다"며 “단기 반등 후 기간 조정을 거치다 11월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인버스 ETF에 가려졌지만 채권형, 특히 미 국채 30년물 등 장기채 ETF도 수익률 상위권에 있었다. 개중 'ACE 미국 30년 국채선물레버리지 ETF'의 경우 9.5%가량 수익률을 기록해 코스피 200 선물 2배 인버스 상품 다음으로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최근 엔화 강세 및 달러 약세로 미 국채에 엔화로 투자하는 ETF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최근 증시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미국 내 경기지표 악화인데, 7월 미국 제조업 지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미 국채 금리도 하락한 것이 채권형 ETF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채권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 가격은 높아져서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달 1일 기준 미 국채 10년물, 30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각각 26.5bp(1bp=0.01%포인트), 20.7bp 하락한 3.976%, 4.276%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미국 경기지표 악화에 따라 미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보다 크게 인하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또는 연내 2회 인하에서 3회 인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채권형 ETF들의 수익률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정책금리 인하폭이 더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 국채 10년물 하단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5%로 하향 조정한다"며 “현재의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과도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최근의 (채권 금리) 가파른 하락세 이후 추가 하락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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