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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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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급락 촉발한 일본은행…금리 인상 비판 도마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6 11:30
JAPAN-ECONOMY/BOJ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최근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배경에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의 급락(엔화 강세)이 지목되면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잘못된 통화정책 판단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엔/달러 환율이 급락했고 이로 인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돼 증시 낙폭을 키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해 일본 기준금리는 물론 엔/달러 환율 전망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전일보다 12.4% 폭락하자 일본은행이 금리인상 방아쇠를 너무 빠르게 당겼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이 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서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 데 이어 4개월 만에 금리를 또 올린 것이다. 연 0.25%의 일본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정은 시장 예상을 깬 움직임이기도 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채권시장 관계자 123명 중 74%는 금리가 7월에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경제와 물가 전망치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추세가 유지되면 정책금리를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그 결과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연말까지 일본 정책금리가 0.5%까지 오를 것으로 응답한 비중은 68%에 달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까지 맞물리면서 엔저의 주요 요인이었던 미일 금리차가 좁혀질 것이란 관측에 엔/달러 환율은 급락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일본은행 회의 결과 발표 무렵 달러당 152엔대였던 엔화 환율은 단숨에 150엔 밑으로 떨어졌고 5일엔 장중 141.69달러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의 아타고 노부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은 경제 지표와 시장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며 “경제 지표 통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자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이와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 역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했던 금리 인상"이라며 “일본은행은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지 침체에 빠질지 확인한 이후 다음 금리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 9월 또는 10월 추가 인상은 논의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인상으로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하자 비난의 화살이 일본은행에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의 지난들 금리인상 배경엔 정치적 개입이 있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본 여당 고위 정치인 두 명은 지난달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금융정책을 정상화할 방침을 더욱 명확히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엔화가 너무 저렴해 (금리인상을 통해)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타고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 결정에 정치적 요인이 뒤에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정치권과 일본은행이 소통한 결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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