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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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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전쟁 하필 ‘이때’…바이든·해리스·트럼프 혼란 부메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6 10:19
레바논 시위자가 암살 당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하니예 사진을 배경에 걸고 암살에 항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 시위자가 암살 당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하니예 사진을 배경에 걸고 암살에 항의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에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 불출마로 인한 권력 공백이 발생한 가운데, 중동 긴장이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 내에서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데 대해 이란이 보복의 뜻을 거듭 재확인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우리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으나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모험적 행태에 대응해 억지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이 하니예 암살 책임국인 이스라엘을 징벌하는 데 '합법적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모하마드 가셈 오스마니 이란 마즐리스(의회) 의원도 이날 의회에서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보복 타격했던 '진실의 약속' 작전을 거론했다.


오스마니 의원은 “또 다른 '진실의 약속' 작전이 하니예를 위한 피의 복수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네타냐후의 죽음보다 덜한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르면 5일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사태가 더 큰 중동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확전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통화에서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


요르단은 지난 4월 이란 이스라엘 공습 당시에도 이스라엘을 방어했던 국가다.


요르단 영공을 지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미사일과 무인기를 자위권을 명분으로 격추하면서다.


요르단은 이번에도 아이만 사파디 외무장관을 이란에 급파해 공격 자제를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 및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국가들이다.


다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레임덕 상태인 미국의 '공백'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니예 암살이 휴전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자국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서기를 만나 “미국 등 특정 강대국의 일방주의적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러시아가 세계 다극 체제를 촉진하기 위해 협력함으로써 세계 안보와 평화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시기에 직전 국방장관인 쇼이구 안보서기가 테헤란에 급거한 데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재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란과 밀착을 강화한 푸틴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친밀한 관계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전 세계 이목이 이란 보복 대응 시기와 수위에 쏠린 시점에 러시아가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와 소통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할 수 있는 타이밍인 셈이다.


다만 이날 미국은 “우리는 러시아가 긴장을 완화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어떤 기대도 없다"며 애써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이란과 친밀한 이슬람권 국가들 영향력도 이번 사태에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이슬람협력기구(OIC)는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이스라엘 보복 등 현안을 협의할 외무장관급 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OIC는 “하마스 정치 부문 수장의 암살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 범죄, 이란 주권에 대한 침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OIC는 여러 대륙에 걸친 이슬람권 57개국이 소속된 협의체로, 이슬람을 신봉하는 세계 공동체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자부한다.


이번 긴급회의는 이란 외무부가 파키스탄과 함께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란이 실제 보복을 단행할 경우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대리세력이 공격에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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