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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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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청산’이 불러온 증시 변동성…전문가들 유동성 충격 주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06 15:46

코스피 3.3% 회복에도 변동성 우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과매도 현상 불가피

외인 수급 불균형…엔화 강세 진정 여부가 관건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했던 증시가 일부 회복했지만, 강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했던 증시가 일부 회복했지만, 강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은 일본 엔화. 연합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폭락했던 증시가 일부 회복했지만, 강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엔화 강세로 인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되면서 유동성 충격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0.60포인트(3.30%) 오른 2522.15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91.79포인트(3.76%) 오른 2533.34로 출발해 상승폭을 넓히다가 일부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41.59포인트(6.02%) 오른 732.87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2.57% 오른 709.04로 출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날 각각 -8.77%, -11.30% 폭락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날 급반등세를 보이면서 나란히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6분 00초쯤 코스피200선물지수와 코스닥150선물가격,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날 대비 16.75포인트(5.06%) 상승한 347.20이었다. 코스닥150 선물은 전날 대비 90.80포인트(7.99%), 코스닥150지수는 65.16포인트(5.64%)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부 회복했음에도 안심하긴 이르단 평가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확전 가능성, 엔·달러 환율 등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하락은 과도하단 분석이 많은 만큼 이날 회복세는 추세적 반등이 아닌,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며 “당분간은 엔달러 환율, 미국의 경제지표 등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 불안정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930억원을 팔아치웠다. 전날에는 1조524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엔화발(發) 유동성 충격이 불가피한 만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엔화로 투자한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과매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증시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배경에는 엔화 초강세 영향이 컸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강세일 때는 엔화로 투자한 자산가치가 하락할 경우, 저렴한 엔화로 사들인 해외 자산을 되파는 현상이 본격화한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상당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BOJ의 금리 인상 전부터 선반영해왔던 엔화는 금리인상 직후 본격적으로 절상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제로 금리 시절에 해외로 유출됐던 20조 달러(약 2경6700조원)로 추정되는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증시 급락을 일으킨 주요 요인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각) “수년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던 엔 캐리 투자전략이 해체되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헤지하지 않았던 차입자들이 지금 환헤지를 서둘러 본질적으로 엔화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지고 있고, 엔화 강세로 다른 투자자들까지 엔화를 더 많이 매수해 엔화 약세 베팅을 청산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엔화 강세 진정 여부에 달렸단 전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중앙은행이 조기 금리 인상과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점은 엔 캐리 트레이드 매력을 약화시켰고 이는 청산에 따른 유동성 충격으로 이어졌다"면서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 중 여전히 유동성을 풀고 있는 중앙은행이 일본은행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엔화 흐름을 경계하며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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