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월이 제철로 꼽히는 감자를 껍질째 구워 식사하면 제2형 당뇨병 환자 혈당과 심혈관 건강 관리에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연합뉴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UNLV) 네다 아카반 교수팀이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연례 회의(NUTRITION 2024)를 통해 발표한 무작위 임상 시험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식사로 쌀밥 대신 구운 감자를 먹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공복 혈당 수치가 소폭 감소하고 심혈관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처방 약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2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12주간 식사 일부로 껍질째 구운 100g짜리 감자를, 다른 그룹은 구운 감자 열량에 해당하는 흰 쌀밥을 먹었다.
이후에는 2주간 휴지기를 거친 뒤 감자와 흰 쌀밥을 서로 바꿔 먹었다.
실험 12주와 26주째 건강 지표 측정 결과, 구운 감자를 섭취한 참가자들 공복 혈당 수치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성분과 허리둘레, 안정 시 심박수 등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와 관련, 아카반 교수는 “측정된 건강지표에 해로운 영향은 없었고 예상대로 심장 대사 건강상의 이점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감자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흰 쌀밥처럼 혈당 부하가 높은 다른 식품 대신 먹을 수 있는 건강 식단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고칼륨 식단은 고혈압과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감자는 서양식 식단에서 식이 칼륨이 가장 풍부한 식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아카반 교수는 “사람들은 감자에 대해 튀김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조리법에 따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자에는 체중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관리하는 데 충분한 영양소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삶아 먹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칼륨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구워서 껍질째 먹을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아카반 교수는 감자 껍질에 혈당 조절, 지질·포만감 개선 효과가 있는 '저항성 전분'이라는 식이섬유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짠 맛을 내는 나트륨은 과할 경우 부종과 고혈압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칼륨은 나트륨과 반대로 움직여 나트륨 배출에 효과적으로 알려졌다.
칼륨이 많은 음식으로는 바나나가 대표적이지만, 바나나는 당이 높고 소화가 빨라 혈당 관리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 가운데 아카반 교수는 “바나나를 먹고 싶을 때는 가장 포만감을 주는 음식 중 하나인 감자를 먹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감자가 바나나보다 칼륨 함량이 높다는 사실에 놀란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분 손실이 많은 여름철에는 나트륨이 오히려 부족해질 수 있어 식단 중 나트륨 함량을 잘 확인해야 한다.
미국국립보건원 일일권장섭취량 기준으로 칼륨과 나트륨은 2:1 이상 비율이 적절하다.
한편, 연구팀은 앞으로 더 다양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확대해 지중해식 식단에 감자를 포함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