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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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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1조 넘는 ‘메가 ETF’ 속속…국내 증시 부담되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2 12:51

36개 중 11개가 해외주식형, 규모도 두 배로

ETF 시장 커질 수록 자금 유출 규모도 증가

전문가 “韓 변동성 우려 커져…액티브 활성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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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사진=에너지경제

순자산총액 1조원 이상 '메가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거꾸로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ETF 중 적잖은 수가 해외주식 등에 투자되고 있어 국내 증시로부터의 유출되는 자금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주식 수익률이 다른 투자자산 대비 낮은 것이 원인으로, 액티브 ETF의 활성화를 통해 국내주식형 상품 수익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881개 ETF 중 순자산총액 1조원을 넘긴 종목은 총 36개로 나타났다. 이 중 11개 ETF가 국내 주식이 아닌 해외주식형 상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 4조2921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그 뒤를 'TIGER 미국나스닥100'(3조6432억원)이 이었다. 가장 최근 1조원 대열에 합류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나스닥100'(1조5억원)도 미국 나스닥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순자산총액 1조원 이상 해외주식형 ETF

순자산총액 1조원 이상 해외주식형 ETF

36개 메가 ETF의 순자산총액 합계(83조8282억원) 중 해외주식형(22조67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7.04%로 약 4분의 1 규모다. 이는 올 연초 AI 열풍으로 시작된 미국 주식 투자 열기가 ETF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해외주식형 상품의 급성장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주식형이 아닌 상품의 비중이 커질수록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는 자금 규모도 증가한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내 증시에 도는 돈이 부족해져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국내 ETF 순자산총액이 작년 말부터 이달 20일까지 29.88% 성장하는 동안(121조672억원→157조2520억원), 해외주식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두 배가량 증가(15조6266억원→30조7178억원)했다. 전체 ETF에서 해외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12.91%에서 19.53%로 상승했다. 국내 ETF 시장이 커질수록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는 자금 규모가 오히려 커진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제기되고 있었다. 박윤철 IM증권(당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ETF 시장 성장은 정해진 흐름이나 그 방향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며 “공모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여러 자산 및 ETF로 유입되고 그 자금 또한 국내 주식 외 자산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원인은 국내주식형 ETF의 수익률에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타 글로벌 증시 대비 성과가 미미해, 국내 주식에 대한 불신이 국내 주식형 상품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인기 해외주식형 ETF들이 많이 추종하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18.51%, 나스닥 지수가 21.35% 성장할 동안,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대 성장에 그쳤다.


박 연구원은 “국내 수급의 부진은 곧 변동성으로 연결된다"며 “ETF와 국내 증시 공존을 위해서는 패시브 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 중심의 시장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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