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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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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희생하고 지배력 높이나…DB의 독특한 생존 전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2 15:03

DB FIS 인수로 현금 확보 수월

DB하이텍은 골프장 지분 인수해

밸류업과는 거리 먼 행보 이어져

업계 “주주가치 하락 우려” 목소리

DB하이텍

▲DB하이텍 CI

DB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DB Inc.(이하 DB)가 100% 자회사인 DB에프아이에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이 그 일환이다.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게 표면적인 이유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주주들 입장에서는 DB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방식이 반갑지않기 때문이다.


◇DB, DB에프아이에스 흡수합병으로 유동성 확보


2일 DB그룹 등에 따르면 DB는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열고 DB에프아이에스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1:0으로, DB가 존속하고 DB에프아이에스는 소멸된다.


DB에프아이에스와의 합병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DB에프아이에스는 2023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01억 원, 기타금융자산 30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 완료 시 이 자금이 DB로 이전된다. 여기에 DB에프아이에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까지 더해져 DB의 재무상태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시장에서는 DB의 DB하이텍 지배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DB는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통보를 받았다. 이에 주요 계열사인 DB의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현재 지분율은 23.85%에 그친다.


추가 확보해야 할 6.15%의 지분가치는 2일 DB하이텍의 주가 기준 1107억원에 달한다. 지난 상반기 기준 DB의 현금및현금성 자산규모는 488억원 수준이다.


이에 DB에프아이에스의 풍부한 유동성이 향후 DB하이텍 지분 인수에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주사 전환 위한 DB의 고민, 높은 주가가 발목


하지만 DB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DB하이텍이 지난 반기 기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DB의 고민이다.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데 주가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가 중 기업의 '밸류업'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DB하이텍의 주가가 높아지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이슈를 다루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주가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이에 최근 DB하이텍이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DB하이텍은 골프장 레인보우힐스CC를 운영하는 계열사 디비월드의 주식 549만주를 494억원에 취득했다.


DB하이텍은 주식 취득 목적을 “신수종사업 진출 및 첨단 반도체 사업 보안 강화"라고 밝혔지만 일반 주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DB하이텍은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2024년 기계장치 등에 대한 예상 투자액을 1807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이 중 4분의 1을 골프장을 사는데 써버린 셈이다.


엔데믹으로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골프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면서, 금융투자업계와 일반 주주들은 DB하이텍이 일부러 주가를 억누르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업계는 인공지능 특수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이지만 DB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며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 지분확보가 시급해 다른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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