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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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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인수 ‘살얼음판’ 걷는 우리금융지주...“신뢰회복 사활 걸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5 17:18

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완주 가능성 뚝
정기검사 내달 앞둬...경영실태평가 ‘관건’

내부통제 신뢰도 하락에 엄격한 잣대 예상
정무적 요소도 주목...“신뢰 회복해야”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최종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에 금융당국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동양생명 인수 여부를 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 승인'이라는 산을 앞둔 우리금융에 대해 업계에선 안팎으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란 평가가 따른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통해 동양생명·ABL생명에 대한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승인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매각가는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3억원에 결정하면서 양사를 합쳐 총 1조5493억원에 인수한다.


그러나 인수를 매듭짓기까지 당국의 심사만을 앞둔 상황에서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가 터졌고, 우리금융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정기검사에 착수하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인수를 완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설상가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동양생명 인수 결정 과정에 대해 비판하는 등 당국이 불편함을 드러내자 인수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원장은 4일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당국이 인허가를 하는 사안인 만큼 리스크 요인이 있는 지에 대해서 금융위원회나 금감원과 소통을 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우선 우리금융으로선 내달 초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라는 산을 무사히 넘어야하는 게 첫 번째 관문이다. 특히 정기검사의 핵심인 경영실태평가에서 우리금융이 3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보험사 인수 자격마저 박탈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심사가 한층 엄격한 잣대로 이뤄지게 된 점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우리금융 정기검사에 30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면서 고강도 점검을 예고한 상태다.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내부통제 등 평가를 거쳐 우리금융이 자회사 편입 승인 자격을 가질수 있을지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특히 당국이 우리금융에서 금융사고를 숨기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만큼 신뢰성을 되찾는 문제가 생명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무형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현재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건이 내부통제 항목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당대출이 우리금융 전 계열사에서 이뤄진 점이나 지방 법인 설립 등 꼼수를 쓴 정황도 드러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부당대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노력을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떨어진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인수 승인 과정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이번 사태 외에도 직원 횡령 등 금융사건이 발생했던 이력 등 안팎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낮은 자본비율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리금융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12.04%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다. 다만 보험사 인수로 인한 향후 자본비율 하락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사 인수가격 1조5500억원 대비 순자산가치가 높아 염가매수차익에 따른 비율 하락 방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국의 정무적 판단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우리금융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원장이 내년으로 예정된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내달로 앞당긴 것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소통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데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인수 리스크를 거론한 만큼 이미 동양생명 인수가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지주 회장이나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거취를 표명하는 수준의 강력한 자구책을 써야한단 시각도 제기된다.


한편 내부적으론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추진단장을 맡기 위해 우리금융으로 이동한 성대규 롯데손해보험 이사회 의장의 역할에도 시선이 모인다. 현재 우리금융은 성 의장의 정식 선임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장은 관료 출신이면서 보험업권에 대한 경험도 풍부한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016년 보험개발원장,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특히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신한라이프로 탄생할 때 통합을 이뤄낸 경험이 있는 만큼 인수추진단장으로 적합하단 평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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